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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팔불출일기

대성이는 나이스가이

요즘은 매일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하는 것이... 정신적인 안정을 좀 취해야 할 듯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대성이 학교 생활로 인해, 정작 대성이는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모양인데 저와 아내는 하루하루 가슴 졸이며 살고 있답니다. 다행히 대성이는 학교 가는 걸 무척 즐기고 있네요.

매일 오전 8시 10정도부터 부모들은 아이를 데려다가 자신의 class가 표시되어 있는 운동장에 데려다줍니다. 삼일째 되는 날이라 서로 서먹서먹한지 땅 보는 애들, 하늘 보는 애들, 하염없이 엄마만 바라보는 애들, 울며불며 괴로워하는 애들... 20분이 되면 각반 선생님들이 나와 아이들을 데리고 교실로 향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의 하루는 시작되지요. 조금 학기가 진행되면 학부모간 교류도 될테고 더 떠들썩한 등교시간이 될 듯합니다.

2시 35분이 되면 담임선생님 인솔하에 등교와는 다른 방향 출구를 통해 아이들이 나오게 됩니다. 이 시간은 등교시간과 달리 담임과 아이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저희로서는 이 시간이 되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오늘 대성이는 어땠을까... 화장실은 제대로 갔나, 물은... 밥은... 수업시간에 힘들어하지는 않았을까, 온갖 걱정을 다 하게 되지요.

첫날은 애도 낯선 환경에 불안해하면서 선생님도 지도하기 힘들었다고 했는데 이튿날이였던 어제는 대성이가 나이스(nice)하다면서 영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그 자세가 아주 좋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TV로 카툰(만화)을 보여주면서 영어에 익숙해지게 도와주는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점점 나아지고 있고 용기를 북돋아주는게 중요하다면서 집에서도 잘 지도해주라고 합니다. 

업무를 마치고 퇴근을 하고 대성이와 얘기를 해보니 I want water, I wanna go bathroom을 곧잘 합니다. 제가 Thanks를 하면 알아서 your welcome을 하고, I am sorry를 하니 It's OK를 하네요. (초기 교육에서 예의가 중요한데 이런 기초 언어를 꼭 익혀야한다고 합니다.)

일단 매일 하루에 2~3분이라도 담임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처럼 부모가 학교에 찾아오면 애도 싫어하고 괜시리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여기는 부모가 안오면 애를 데려올 수가 없습니다. 12살까지는 아이가 꼭 보호자와 함께 있어야합니다.(연방법인지 뉴욕주 법률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조금은 안심이 되긴 하는데 적어도 보통 아이들이 전혀 영어를 못하는 상태에서 영어를 익히는 기간인 석달까지는 여전히 가슴 졸이는 새가슴 아빠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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