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뉴욕

뉴욕필하모닉 센트럴파크 무료 공연

뉴욕 필하모닉(New York Philharmonic) 센트럴파크 공연. 얼마나 가슴 설레는 공연이였는지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아내가 무척이나 기대했던 공연이였기 때문에 괜시리 더 기다려졌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기껏 뉴욕까지 왔는데 뮤지컬 한번 제대로 데려가보지 못했거든요. 집에서 무려 두시간이나 걸리는 먼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밤을 꼬빡 세울 각오를 하고 일단 찾아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랫만에 가족 피크닉인지라 기분 조~케 전철과 버스를 타고 달려왔습니다만 공연 세 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고 있는 어마어마한 인파 덕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대단한 공연이길래 이럴까싶어 더 마음이 뿌듯하더군요. 다행히 상당히 앞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후 5시 풍경. (공연은 8시 시작...)


막상 자리를 잡으니 할일이 없습니다 ㅡㅜ 세시간을 뭘하며 때우나... 날씨는 화창하다못해 온 몸을 익혀주는 수준이였고 좋은 자리는 대부분 나무 하나 없는 중앙이였기 때문에 따가운 햇볕을 맞아야 했습니다. 개중에는 뜨거운 햇살과 당당히 맞서는 용감한 여인들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각도의 사진을 원하시는 분은 비밀댓글을...=_=;


말 그대로 피크닉 분위기입니다. 곳곳에 자리를 펴고 식사 준비를 하는 사람도 눈에 많이 뜨입니다.  세계 최고의 연주를 들으며 한끼 식사를 한다는 기분... 보통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멘스 아닐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곳곳에는 대략적인 위치를 표시해주는 풍선이 메달려 있습니다. 아마도 내기에서 져서 먼저 자리를 맡는 임무를 띤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대략적인 위치를 알려주는데 쓰이는 용도 같습니다. Section마다 다른 색깔의 풍선이 달려 있었거든요.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사방에서 위치를 알려주느라 분주합니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보니 전화가 불통되는 일도 있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공연 한시간 전. 이미 앞쪽은 더이상 발 디딤틈도 없이 빽빽히 사람이 들어서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래저래 떠들다보니 벌써 해가 지고 뉴욕필하모닉이 등장했습니다. 무대의 빨간 피아노가 무척 인상적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피아니스트 Lang Lang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들 최대한 편안한 자세... 눕거나 기대거나 엎어지거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망원이 필요해 ㅠ.ㅠ

 
제 옆에 앉았던 묘령의 여인은 oh my god!을 중얼거리면서 감동에 빠져있었습니다. 앞에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가, 뒤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져 있었고, 해가 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아름다운 음율을 온몸으로 전달해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약간 외곽으로 나오니 앞자리에서 악단과 함께 호흡하고 싶어하는 극성스런 사람들과는 달리 음악을 들으며 다이닝과 나름대로의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0123

시간 관계상 공연을 끝까지 지켜보지는 못했지만(그래도 집에 도착하니 12시...) 아내가 매우 만족스러워해서 다행이였습니다. 한 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고 앉아있었던 대성이가 제일 고생하기는 했지만 때로는 엄마 기분도 맞춰주며 살아야한다는 명분에 조용히 아이팟으로 쿵후팬더를 봤습니다 ㅎㅎㅎ

다음번 기회가 또 있으면 소풍 준비를 잘 해서 더 즐거운 가족시간이 되도록 해봐야겠습니다. 뉴욕,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 같아 큰일입니다. 자꾸 놀고 싶어져서 말이죠...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