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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미국판 가짜 맹모삼천지교의 결말

뉴욕주에서 과도한 자녀교육의 열성으로 아이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부모는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미국의 공립교육은 거주지 주소에 따라 해당 학군으로 배정되는데 상대적으로 좋은 학군의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허위 주소를 기재했던게 문제였던 겁니다.

아이 교육 때문에 졸지에 죄인이 된 부모는 이달 내에 재판을 받게 되는데 중범죄에 해당하는 3급 중절도죄와 1급 문서 위조죄를 적용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뉴욕주 옆에 있는 커네티컷에서는 1자녀당 1만 달러 벌금형을 받은 부모도 있습니다.

아이교육때문에 그런건데 머에 그리 민감하게 대처하느냐고 당국을 탓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당국에서는 그리 쉽게 지나갈 문제는 아닙니다.

학군의 질은 해당 지역의 교육세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무래도 부유하면서도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진 지역이 교육세 배정이 좋은 관계로 일명 '좋은 학군'으로 불리게 되는 겁니다. 아무래도 좋은 학군의 학교는 교육 환경은 물론 교육의 질이 좋기 때문에 간단한 주소지 변경으로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어차피 공립교육인데 뭐가 그리 다르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학교재정을 보면 배정된 예산을 '학생 한명당 얼마'라는 식으로 산출하는데 거둬지는 교육세에 비해 위장전입으로 인해 학생수가 많아 실제 세금을 내는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됩니다. (본인 자녀의 교육 환경이 나빠지는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지역사회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국에서 자기 동내의 교육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지역사회가 낙후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이를테면, 저는 이 지역에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립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 지역에 저같은 사람이 수두룩하게 많다는게 문제입니다^^; 이를테면 아이 교육을 위해 유학생으로 비자를 받아서 들어온 가족이나 아이만 보내놓고 가디언 아래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 등 실제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세금 혜택을 받는 학생이 늘어 당국에서 대대적으로 단속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재정이 부족해 선생님도 줄이고, 그 때문에 한반에 20명이 넘는 학생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재정난으로 ESL선생님도 세명에서 한명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비영어권 학생들이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재정이 부족하니 기금마련을 위한 행사들을 자주하게 되고 부모들이 귀찮은 일을 떠맡게되는 일도 생깁니다. 사실, 기금마련이나 학교행사 참여라도 잘하면 좋은데 그나마도 현지주민들이 대부분 맡아서하는지라... 저희같은 사람들은 그런 단속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신세이지요.

이런 일들 덕분에 제가 사는 옆동네, 롱아일랜드의 한 학군에서는 분명 지역상으로 해당 학군인데 학부모들(PTA)의 반대로 한 아파트 단지만 해당 학군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지역은 모두가 주택을 소유한 중산층 이상의 세대인데 아파트 단지에는 '세금'을 덜 내는 이민자 중심의 거주자들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뉴욕 옆동내 뉴저지에서는 밤에 예고없이 학생집을 방문해서 실제로 살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캘리포티아에서는 불신검문(?)은 물론이고 사설탐정까지 고용을 한다고 하는군요. 특별히 핫라인까지 개설해서 위장전입자 신고를 받는다고 하니 요즘 재정난이 얼마니 심한지 눈에 선히 보입니다. 사실 돈 문제만 아니면 그렇게 까지 '빡'쎄게 단속할 이유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