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뉴욕에서는 겨울도 채 가시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여름방학 캠프 모집을 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 행사나 캠프를 다녀보면 간단한 신청서 한장으로 마무리 되곤 합니다. 한국에 있을 땐 간편해서 편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미국에 와서 보니 그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항상 있는 일은 아닌데...)오늘 취재 요청이 있어서 Fresh Air Fund라는 비영리 단체의 무료 어린이 여름캠프 킥오프(Kick-off)행사를 다녀왔습니다. 환경운동 분위기가 나는 타이틀과는 달리 아시아계 아이들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였습니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가 영어권에서 활동하는터라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행사인데 올해부터 한 한인단체에서 한인사회에 이를 알리기 앞장서게 되어 여러 한인 가정이 혜택을 입을 수 있게 됐습니다.
각설하고, 여름방학때 아이들에게 무료 캠프를 보내주는데 내용이나 시설이 무척 괜찮습니다. 어정쩡하게 돈 들여서 가는 캠프보다는 훨씬 나아보이는 행사였는데 신청서만 A4용지로 8장입니다.
간단한 신상정보, 가족정보는 물론이고 아이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전문의나 주치의의 소견이 담긴 메디컬 폼과 아이의 평소 태도, 백그라운드, 가정환경, 성격 등... 응급 상황에 닥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도록, 또는 부모와 떨어져 있어도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하는 여러 정보들을 기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철저한 준비 덕에 1877년 이래로 170만명이 참여한 이런 행사를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슨말인고하니, 이곳에서 '안전'문제로 사고가 나면 이유를 막론하고 큰 처벌은 물론, 법적인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더이상 '장사'는 못해먹는다고 합니다. 특히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은 더더욱 말이죠.
아이들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면서도 정작 안전 문제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우리네 문화하고는 매우 다른 것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미국에서 아이들이 누리는 '호사'를 정리해보고 싶군요. 다 죽어도 애들하고 여자들은 살리려고 노력하는 영화의 한장면이 단순히 픽션이 아닌 사회 전반의 분위기라는 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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