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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서 생긴 일

[미국이민] 똥고집이 문제 - 이민실패 사례 본문

다이어리

[미국이민] 똥고집이 문제 - 이민실패 사례

SuJae 2008.11.06 07:30
개인적으로 많은 (합법,편법,불법을 포함한)이민자들을 만나다보면 느끼는 한가지는 남다른 각오와 불굴의 의지가 아니면 절대 이민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

재미있는 사실은, 한국에서 잘 나갔다는 사람들이 짐싸서 빽홈(Back Home). 정말 잘 나간건지 잘 나갈뻔한건지, 어차피 아는 사람도 없으니 뻥을 치는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들이 자진 퇴출 1순위인건 불변의 진실입니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반신반의했는데, 오늘 실제로 체험을 해보니 과연 그렇겠구나 싶었습니다.

얼마전에 대기업 임원이였다는 분과 일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일'문제로 사단이 났습니다. 제가 상급자로 잘못을 지적하는데 대뜸 나이, 학벌, 과거 지위를 들어 성질을 내더군요.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했던 분인지라 자존심이 상했나봅니다.

이민자들, 특히 남자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가장이랍시고 권위도 서고 직장에서 부하직원들 거느리고 살았을 법한 40~50대에서 특히 이런 문제가 많습니다. 오히려 여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쉬이 적응하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붙잡을 수 있는 건 바로 과거의 영화(榮華)뿐이죠. 주변에 그런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참 피곤합니다. 물론 안타깝기도 하구요. 후자의 마음이 들어 일을 같이 해본건에 결국 아내 말대로, 쓸데없는짓을 한 꼴이 돼버렸습니다.

미국 이민은 정말 돈이 많거나, 죽을 고생을 다해서라도 살아 남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오바마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는 비록 백인의 피가 반이 섞였음에도 피부색이 검어 많은 편견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새 역사를 썼습니다. 저는 비록 메케인 지지자였지만 그 불굴의 의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렇듯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는 바로 인내와 성실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민을 실패하고 돌아가는 분들이 말합니다. 미국에는 싸가지 없는 놈들만 있다고.... 글쎄요, 제가 보건데, 그리고 장담하건데, 개념 없이 온 분들이 십중팔구 그런 말들을 합니다. 미안하지만 너무 정신없이 바뻐서 싸가지 챙길 시간이 없는게 사실입니다. 어떻게해야 혼자서 한달에 $4000을 벌까요. 무진장 바뻐야 합니다. 그러니, 일단 미국에서 '일'하며 살다보면 '싸가지'의 문제는 하나의 '문화'로 받아 들여야 합니다.

일을 그만두는 많은 초기 이민자들의 핑개는 단순합니다. 어린놈이, 한국에선 개뿔도 아닌게, 돈도 없는 주제에, 학력도 없으면서, 고작해야 식당/세탁소/델리 주인 주제가... 등등... 전형적인 한국식 사고입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사람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것은 현재의 모습과 이 모습이 만들어져 온 과정입니다. 1년을 일을 했으면 그 1년을 지내온 과정이 그의 정체성인겁니다. 지금과는 상관도 없는, 바다 건너의 과거사로 열심히 피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을 낮춰보면 안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과거에 대한 똥고집, 그게 문제입니다. 분명, 주변에서 그를 받아는 주지만 그들 속에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어차피 같은 동포끼리 한두번은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하지만 정서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채 오가는 '정'으로 인해 서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로 서로에게 '사기꾼'이라는 칭호를 붙이게 되죠.

한국에서 뭘했느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지금 뭘하고 있느냐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조금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과거의 영화를 기억하려고 한다면 한국으로 당장 돌아가는게 좋습니다. 아니면 돈을 압도적으로 많이 가져오던지요... 대부분 어정쩡하게 부자라 문제가 많더군요.

덧) 고백하건데 저는 일을 하다보면 말투나 행동이 날카로와집니다. 유난히 '일'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되는 '악습'중에 하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납이 안되는건 반박을 해 들어오는 태도가 업무 외의 것, 즉 자신의 과거사와 지금의 저를 비교하며 공격을 해왔다는겁니다. 어찌됐건 그는 이 일을 처음 하는 초급자였고, 저는 그보다는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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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 프로필사진 2008.11.06 07:38 비밀댓글입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inthenet.tistory.com BlogIcon SuJae 2008.11.07 09:19 신고 감사합니다 :)
  • 프로필사진 손진희 2008.11.06 17:44 신고 님의 말씀의 백프로 동감합니다.
    정말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싸가지 챙길 시간도 없거든요.
    그놈의 체면과 그놈의 똥고집 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서도 한국사람은 여전히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학연, 지연... 내가 왕년에 뭘 했었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현재가 중요한 것인데...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inthenet.tistory.com BlogIcon SuJae 2008.11.07 09:20 신고 왕년에 잘 나갔다는 분들 대부분 다시 잘나가던 그곳으로 되돌아가더라구요. 그것도 3년 이내에요^^;

    그런거 관계없이 묵묵히 성실히 사는 분들이 더 많다는게 그나마 위안입니다.
  • 프로필사진 hyh0799 2010.05.24 15:57 신고 글 잘보다 갑니다 !! 저도 지금 유학생활하면서 미국사람들에게 "돈도 없는게, 학벌도 없는게.."
    라며 자기자신을 합리화 했던거 같습니다 이들과 저는 물과 기름과 같아
    절대 하나로 융화될 수 없다는 한계만 인식했었던 내 자신의 다른 부분도 존재했습니다.
    싸가지 없다는 건 히포크레틱?을 말하는건가요 .. pretence같은거..
    이 엄청나게 넓은 미국땅에 좋은 사람들도 그 만큼 많을거라 믿어야 겠어요.. !!
  • 프로필사진 Brad Park 2016.01.05 08:43 신고 서핑 하다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3년간 준비하고 미국 뉴욕으로 넘어온지 1년이 거의 되어가는 시점에서 생각 해보면, 처음 이민을 다짐 했을 때와 미국 땅을 밟았을 때와 또 지금 1년의 시간이 흘러간 각 시점의 사고와 행동이 모두 다르고 심지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분간이 안되는 질풍노도를 걷고 있습니다. 작성하신지 좀 오래 된 글이지만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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