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이어리/뉴욕 생존기

운전자 주차위반이 뉴욕시를 먹여 살린다?

"맨해튼? 그냥 지하철 타고 가!!"

뉴욕에서 아무리 친분을 앞세우고 부탁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 부탁 중에 한 가지는 맨해튼까지 차로 라이드 해달라는 것입니다. (제 주변 친구들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됩니다 ㅠ.ㅠ 그래도 맨해튼 가는 지하철 역까지는 태워다줍니다.)

뉴욕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악명높은 교통 정체로 맨해튼에 차를 가져가는 것을 꺼려합니다. 게다가 운전은 얼마나 거친지... 길도 온통 일방통행 투성이라 잠깐 길을 지나치면 뺑뺑 돌며 헤메기 일쑤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짜증나는 것은 주차. 파킹장을 이용하자니 너무 비싸고, 1~2시간 스트리트 파킹을 이용하자니 걸핏하면 시간을 초과해 파팅티켓을 받습니다 ㅠ.ㅠ

뉴욕시에서 주차티켓이 가장 많이 발급된 블럭도 맨해튼 7번, 8번 애비뉴 사이에 위치한 14번 거리라고 합니다. (The most-ticketed block in New York City is 14th Street, between Seventh and Eighth Avenues.)

운전자의 혈압을 올리는 얄미운 파킹티켓 ㅠ.ㅠ


여하튼 이런 악명 높은 주차난은 뉴욕의 악성 골치꺼리이기도 하지만 효자 세금수입 품목이기도 합니다. 재정 적자가 심각한 뉴욕주에서 주차 티켓이라도 열심히 발부하지 않으면 시(City)살림살이가 거덜난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뉴욕시가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발부된 주차위반티켓은 9,955,441건에 달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주차단속이 지나치게 이뤄지고 있다며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당연히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세수증대용 단속이라는 말이였지요.

티켓 받아본지가 오래 전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35짜리부터 시작해서 $115까지... 결코 적지 않은 세금이 주차위반티켓을 통해 걷어졌겠군요. 열심히 티켓을 발부한 요원(?)은 보너스까지 지급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주차단속요원과는 다르죠. 맨날 멱살 잡히는 인생들... ㅡㅜ)

뉴욕타임즈에서 공개된 주차단속 통계가 정리 된 지도를 보면 뉴욕시의 티켓 발부 지역별 통계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맨해튼에서 가장 많은 티켓이 발부된 지역은 첼시와 웨스트빌리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입니다. 한인이 많이 살고 있는 퀸즈에는 아스토리아의 스테인 스트리트와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포레스트힐 오스틴 스트리트로 되어 있습니다.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는 저도 몇번 티켓을 먹었던... ㅡㅜ

유니온과 메인은 주차요원들에게는 황금어장!!


이 지도가 재미있는 것은 확대해서 보면 블록마다 주차티켓이 발부된 숫자까지 자세히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사실 단속으로부터 완전한 안전지대는 없지만 비교적 단속이 덜한 지역을 유추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주차장과 코인파킹(스트리트 파킹) 부족 현상을 보면서, 세수증대를 위한 뉴욕시의 음모가 있는게 아닐까하는 묘한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저는 주차 티켓에 견인까지 당하는 덕분에 한방에 300달러를 날려본 우울한 경험을 한 후부터 차 구입을 심각하게 보류하고 있는 1人입니다.(일단 돈도 없씀다)

자나깨나 주차조심 
             봤던싸인(Sign) 다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