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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책과 나눔

곁에 있어서 좋은 친구 - 책

100번째 포스트네요.
블로그 시작하고 50일동안 100개의 글을 썼다니, 제가 생각해도 참 대단합니다 :)
축하 좀 받고 싶은데, 축하받을만한 '꺼리'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얼마전 읽은 혜민아빠 포스트 덕분에 생각난 주제랍니다. 존칭 생략하고 제 생각을 정리/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감히 부끄러워 트랙백은 못걸겠네요^^;)


관련글 : 블로그 하시는분들 "책을 왜 읽으시나요" by 혜민아빠

시골 중에서도 깡촌. 민통선을 200m 앞에 둔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나는 책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구였다. (친구만나려면 버스타고 나가야했다;;; 그나마 버스도 한시간에 한대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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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은 나의 보물섬이였다 :)

글을 배우면서부터 아버지께서는 책 읽는 습관을 기르라고, 만화책을 사주시기 시작했다. 그당시 보물섬이라는 월간지와 아기공룡둘리등을 발행하던 요요코믹스라는 단행본을 거의 무제한으로 조건없이 사주셨다...화장실에도 책을 비치해 놓으시고는 변비와 치칠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앉아서 읽다 나오라고 권하시곤 하셨다.
덕분에 즐겁게, 재미있게 글을 익혔고, 책에 대한 적대감부담감 없이 독서 습관이 길러졌다. 만화책부터 시작해서 온갖 잡지를 포함한 '글'이 쓰여져 있는 모든 책...이 항상 가까이에 있는 환경이였으니 말이다.

중학교때까지는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책'밖에 없었으니, 책을 읽는 이유를 생각 할 이유가 없다. 나의 일부or가족이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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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시절.. 현대소설에 심취하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이런 책 읽는 습관 덕분에 로멘스는 도서관에서 이루어졌고(결국 실패했지만...) 수능이라는 입시제도 덕분에 놀면서도 성적이 좋았다. (언어영역 거의 만점;; 나머지는 orz)

그 시기에는 책은 사랑의 매개체였고, 좋은 스승이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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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출두를 꿈꾸다


책보다 술과 여자가 더 가까웠던 시절... 새롭게 책에 대한 열정이 생겨나게 된 것은 바로 김용의 영웅문! (이런류의 소설은 장편대하역사무협소설라고 쓰고 무협지라 읽는다.)
한동안은 무협과 환타지류를 섭렵했고, 결국 작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지금도 꿈을 버리지 못했지만, 당분간은 '독자'로 남아 있어야 할 듯하다.

아무튼 그 시절에는 책은 나의 빈공간을 채워주는 쎄컨드였다. 내가 필요할 때만 찾는 그런 존재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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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던 시기, 책보다는 인터넷에 더 빠져있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정보들로 이미 한템포 늦게 나오는 책은 큰 의미가 없었다고나 할까? 그저 인터넷이 안되는 곳에나 그나마 책이 필요했던 시기다. 하지만 거의 PC앞에서 생활을 하던 때이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였다.

마치 그때는 계모가 콩쥐 구박하듯, 책을 대했던 것같다.


그렇게 5년여를 책과 멀리했다. 2년전부터 다시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는데, 무언가 항상 목말랐던 차에 다시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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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미상 =_=; 문제있는 이미지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지금 내게 있어서 책은 좋은 친구다. 나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고, 그저 날 기다려주는...
이녀석은... 현자의 지식을 전해주고, 때로는 희노애락을, 때로는 근심을 주기도 한다.
항상 다른 모습으로 날 반겨주기에 질리지 않는다. 그리고 내겐 가까이 할수록 득이 되는 녀석이기에, 더욱 멀리 할 수 없는 녀석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다른 것을 더 사랑하고 가까이해도, 시기하지않고 묵묵히 그 자리에서 날 기다려준다. 항상 무언가 가득 품고서 말이다.
이런 벗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왜 읽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답을 하기가 어렵다.
요즘은 포스팅꺼리가 없을 때 옛 책을 다시 꺼내들기도 한다... (물론 책 읽다가 포스팅은 뒷전이 되어버린다. 하하;;)
궁극적으로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산이 거기 있기에 산에 오른다고 했던가? 나도 책이 거기 있기에 책을 때문이다. 그리고 필요해서 읽는다.
존재와 목적... 이 두가지 이유 외엔 특별한 이유가 생각 나지 않는다. (포스팅 목적까지 세가지...)

난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내가 자란 환경이 '강요'가 없었던 탓도 있고, 내가 강요받는 것을 무척 싫어하기 때문에, 나 역시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책만큼은 누구에게라도 강요를 해서 벗삼게 하고 싶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아버지께서 내게 하셨던 것처럼, 내 아이에게도 자연스럽게 책과 친하게 해주고 싶다. (현재로서는 매우 절망적이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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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리...


이상 나의 100번째 포스트 끝 :)

사족. 갑작스레 아버지 생각이 난다. 다음엔 아버지에 대한 포스팅을 한번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