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새로 생긴 습관이 있습니다. 영수증을 꼼꼼히 챙겨본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잘 몰랐는데 이 곳에서는 유난히 계산이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은행이라고해서 무조건 믿어서도 안됩니다. 미국 은행에서는 매달 은행이용내용을 보내주는데 간혹가다 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신용카드도 마찬가지지요. 평소에 영수증과 사용 내역을 정리해뒀다가 카드 명세서가 나왔을 때 비교를 해봐야 합니다.
미국에는 데빗카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신용카드와 같은 용도로 쓰이는데 한국은 현금카드로 불렸던 것 같습니다. 은행 잔고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했던 카드입니다. 제가 있었던 당시에 사용 제약이 많았던 한국의 현금카드과는 달리 데빗카드는 거의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사족이 길었는데, 신용카드나 데빗카드가 나도 모르게 카피되어서 사용되고 있으니 사용내역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드 도용이 무서워서 캐쉬만 쓰겠다고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미국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카드이기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상황입니다.
엇그제 (27일) 은행에서 은행 직원과 실갱이를 하는 할아버지 한분을 보게 됐습니다.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말씀하시는데 역시나 말이 통하지 않아 은행에 있던 유일한 손님이였던 제게 와서 한국인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할아버지 신용카드가 도용을 당한 것이였습니다. 전혀 사용하지 않은 내역이 고지서에 나와있었고 이를 따지러 왔지만 직원과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죠.
문제는 어디서 어떻게 카드가 도용됐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혹시나해서 인터넷으로 결제를 하신적이 있냐고 하니 컴퓨터는 할 줄도 모르신다고 하십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요. 결국 해당 카드는 정지신청을 했고 카드사에서는 그것이 진짜 도용인지, 사용하고도 잊고 있는 것인지 심사를 해 45~90 이내에 결과를 알려주고 도용이 맞다면 그 금액을 되돌려 주게 됩니다.
마침 28일자 신문에 카드 도용에 대한 내용이 나왔습니다.
사기범들은 담뱃갑보다도 작은 ‘스키머(Skimmer)’라는 특수 장비를 이용해 데빗 카드 마그네틱선에 담긴 정보와 비밀번호를 감쪽같이 복제하고 있어 계좌 잔액 조회를 자주 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상당 기간 피해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데빗 카드 사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가장 많은 범행이 이뤄지는 주유소, 은행 이외 장소에 있는 ATM 기계 등에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 리서치’의 애비바 리탄 사기예방분석관은 “개스 펌프를 만드는 제조사가 3~4 업체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기범들은 카드 정보 복제가 그만큼 쉬운 주유소를 범행 장소로 가장 선호한다”면서 “데빗 카드를 크레딧 카드로 인식,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하지 않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현금이나 크레딧 카드를 사용해야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탄 분석관은 또 ▷편의점, 공항 등에 있는 ATM 기계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반드시 은행을 이용할 것 ▷월 은행 계좌 내역서를 기다리기 보다는 온라인 뱅킹을 통해 최소한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사용 내역 및 잔액을 확인해 볼 것 등을 강조했다. - 미주 중앙일보
카드 도용이 무서워 캐쉬만 쓰겠다는 건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겠다는 꼴이고 항상 본인의 사용 내역과 은행에서 보내주는 내역을 관리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런 습관은 본인의 카드 도용을 막을 수 있기도 하지만 금전관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경기에 현명한 소비에도 일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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