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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이슈/이슈와 토론

뉴욕에서 경험한 다단계

저희 가족은 '다단계'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동생이 '다단계'에 빠져 쌩돈 500만원을 날렸거든요. 동생나이가 대략 24살일 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5년 전 이야기네요.

지금도 동생에게는 그때의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농담삼아서라도 하지 않습니다. 가끔 실수로 이야기가 나오면 분위기 뻘쭘해지지요. 그 당시 동생이 빠졌던 곳은 불법 다단계, 즉 피라미드였습니다. 다운라인이 업라인으로부터 물건을 사서 그것을 팔아야하는 것이였죠. 제품이 건강식품이였기 때문에 '안팔리면 본인이 먹으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수많은 젊은 친구들을 유혹했다고 합니다.

한동안 동생은 절대 (불법)피라미드 아니라고 강변했습니다. 자기가 실패한건 자기 능력이 안되고 열심히 안해서 그랬다나요?=_=; 제 동생이 그런말을 할 녀석이 아닌데 ... 참 대단한 교육 시스템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강사들을 교육부에 제대로 키워주면 우리나라 교육은 대단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도 겉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어느정도 인정하는 눈치입니다.

그 당시 동생에게 들었던 말로는 '네트워크만 제대로 짜여지면 업라인에게는 저절로 수익이 된다'라는 사실이였걸로 기억합니다. 자기가 열심히해서 후진양성만 잘하면 자기는 절로 돈이 벌리고 그 후진들도 똑같은 방식으로 번식(?)해 나간다는 것이였죠. 거기에 기존 네티워크 마케팅이 가지는 이념인 '유통마진 없이 좋은 제품을 소개해주는 시스템'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소비자'에 불과했던 젊은이들은 기존 유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스스로 '선구자'인양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나름대로 꿈과 비전이 생기고 돈이 생기고, 나중에는 저절로 되는 자기사업이니 한번은 해보게 되는거죠. 사람의 꿈과 감정을 묘하게 이용해먹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얼마전 뉴욕에 와서 '암웨이'하시는 분들을 만나 오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암웨이야 합법적이고 오랜 전통있는 회사로 신뢰도도 상당히 높은 회사로 알고 있었지만 판매 방식 자체가 네트워크, 즉 다단계 판매 방식인지라 상당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의 설명을 듣다보니 불법 피라미드에서 말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꿈과 성공을 이야기하고, 무자본 사업, 좋은 물건을 이웃에게 소개하면서 유통 등등... 불법피라미드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업라인이 다운라인에게 물건을 강매시키는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정상적인 다단계는 절대 다운라인에게 물건을 강매하지 않고 어떠한 비용도 청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이 사업을 하면서 망하는 사람은 무리하게 하이핀(높은계급)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매출이 있어야하는데 '판매'가 아닌 본인이 그 매출을 충당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질적으로 하이핀이 갖는 '매리트'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시스템을 보면, 본인이 물건을 구매하면 일정 POINT가 쌓입니다. 그 포인트 수치에 따라서 일정액을 현금으로 되돌려 줍니다.(CashBack) 그리고 일정 수준의 포인트에 도달하고 그 포인트를 유지하게 되면 자신의 핀이 결정이 되는데, 핀이란 일종의 계급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계급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받고 높은 수준의 캐시백을 받게 됩니다. 보통 등급별로 매출의 3~25%가 책정됩니다.

네트워크가 형성될 경우 본인의 다운라인 전체의 포인트가 합산된 포인트로 정산되기 때문에 보다 많은 특혜를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그 특혜는 그룹끼리 나눠갖게 되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해당 그룹의 이익이 커지게 되는 것이죠.

피라미드와 다른점은 무조건 업라인이 돈을 벌게 되어있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겁니다. 다운라인이 열심히해서 매출이 올랐다하더라도 업라인의 매출이 적으면 본인 판매량에 맞는 특혜를 받습니다. 다만 다운라인이 잘하면 다운라인을 잘 관리했다는 명목으로 매출과 관계없이 한차례씩 리더쉽 보너스를 받습니다. 이를 제외하고는 노력하지 않고 다운라인의 이익을 갈취하는 것은 아예 시스템적으로 존해하지 않습니다.

이쪽 업계분들에게는 한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합니다. 순수하게 본인이 사용해보고 좋은 물건을 권해주는 것인데 '한국인'들 안에 다단계회사 암웨이에 대한 오해로 인해 자신들도 오해를 받는다는 것이죠. 그런이유로 암웨이 제품은 수준이 상당히 높아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에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내가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제품 팔아먹으려고 만나는게 아닌가 늘상 점검한다고 하네요.

무리하게 '대박'을 쫓다가 '쪽박'을 차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게 오랜 시간 꾸준히 쌓인 것이 어느순간이 커다란 네트워크를 이루고 그 안에서 상호 작용에 의해서 서로에게 이익이 쌓이는 구조인데, 무리한 확장과 욕심이 스스로 화를 부릅니다.

미국 사람들에 비해 한국사람이 네트워크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 시스템에 대한 오해와 악용으로 인해 그렇게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사람간의 정(情)을 이용해서 장사를 하면 틀림없이 문제가 됩니다. 정말 네트워크 마케팅에 종사하는 분들은 투철한 비즈니스 정신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일은 일이고 관계는 관계죠.

주절주절 많이 떠들었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말그대로 좋은 제품 권해주고 본인도 캐시백 받고, 권해준 사람도 캐시백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그 사업에 동참하게 되면 네트워크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제품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좋은 물건 잘 쓰고 캐시백도 받는 정도로 생각해도 좋을 듯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네트워크 마케팅 종사자도 아니고, 관련자도 아닙니다^^; 오히려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성공하고, 또는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성공하고자 열심히 사시는 분들과 우연한 기회에 오랜시간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알게 된 사실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