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매일 오전 11시. 의례 찾아오는 걱정이 있다.
오늘 점심은 뭘 먹지?
직장생활 10년을 해도 늘 같은 고민이 있다.
다행히 지금 회사는 섭외해 준 전용식당이 있다. (물론 돈도 회사에서 내준다. 후훗)
고기를 무척 좋아하는 나는 무려 1달여 동안 매일같이! 5,000원짜리 뚝배기불고기를 먹는다. 밥 한공기 추가해서..
한달쯤 되니, 오직 뚝불만 줄기차게 먹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한다.
뚝불만 한달 먹는게 뭐가 문제야? (하긴 질린다고 자비내고 다른 곳 가서 자비로 사먹는 사람도 있으니..)
전 회사에서는 한식집과 중식집을 섭외해줬다. 한마디로 골라 먹으라는 말씀!
그러나 난 무려 5개월간 중식집에서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해결했다. (하루 두끼를 중식으로...)
나중에 주인아주머니가 중식집 15년에 줄기차게 중식만 찾아와 먹는 사람 처음본다고 말해줘 나에게 충격을 줬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난 바로 이런 전적의 소유자. 한달째 뚝불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도 이상한 눈총을 받는건 기분 나쁜게 사실.
큰 맘먹고 해불된장찌게를 주문했다.
뚜꺼운 뚝배기에 담긴 펄펄 끊는 해물, 그리고 된장찌게.
그런데 이게 왠걸, 도둑질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영~ 연장질이 잘 안되는 것이였다.
새우와 조개를 먹느라 손과 밥상에 온통 국물 투성이.
그동안 쌓아온 스마트 앤 젠틀(?) 이미지가 훼손 될까 조심스레 손을 닦고, 한국인만의 특허기술 젓가락질로 식사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조개 하나. 입을 꾹 다문채 마지막까지 살아 남은 녀석을 처리 할 차례.
살포시 들어올려 앞이빨로 조개입을 벌리는 순간..
부글부글 끊은 된장찌게 최초의 온도를 그대로 머금은 국물이 나의 코를 젓시고 말았다.
눈물 찔끔. 손 부들부들..
(이런 순간에도 다른 사람의 이목을 먼저 살피는 나는 .. 과연 속물=_=)
지금 내 코엔 새끼 손톱만한 물집이 자리 잡았다.
왜 평소 신경도 안쓰던 남 눈치를 보고는 이런 봉변을 당하는거냐고!! 에효...
오늘이 교훈 : 변심하지 말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자.
'뉴스와 이슈 > 無念과有念사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극기 달았습니다. (6) | 2007.02.27 |
---|---|
이게 대체 무슨 광고야? (6) | 2007.02.23 |
이것이 바로 진정한 낚시다 (13) | 2007.02.23 |
공감! 차범근 감독의 엘리트주의 (4) | 2007.02.22 |
또 한번의 기회, 우리 설날, 새해 첫날. (4) | 2007.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