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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블로거/블로깅 이야기

블로그, 블로그 미디어와 웹2.0

초기 블로그는 철저히 1인 매체였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 때, 대체 뭘 해야할지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개인의 이야기를 웹상에 기록하는 것이라는데, 개인사를 웹상에 공개 한다는 것이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블로그가 미디어로 칭해지기까지 한다. 개인사는 물론 신문처럼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오히려 신문만큼이나 뛰어난 구성과 기획을 가진 블로그는 물론, 기자만큼이나 필력이 좋은(더 뛰어난) 블로거를 보기도 한다. 언론의 신뢰도 하락으로 오히려 블로그를 더 신뢰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검색엔진과 메타블로그서비스는 블로그의 미디어화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이제는 '블로그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피부에 와닿는 시대인 것이다. 미디어의 롱테일이요, 미디어 UCC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블로거의 의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얼마전 올블로그 짜증난다.라는 포스트를 올린적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잡담, 낙서로 올린 글이였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3일, 올블로그 피딩을 등록한지 3일째 되는 날이였다. 전혀 올블로그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채 무심고 휘갈겨 쓴 포스트가 올블로그 메인 각 섹션에 위치했다.(그때는 자추도 몰랐다=_=;) 올블 유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그 경험으로 블로그는 사적인 공간이지만,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깊이 각인 되었다. 모두가 조급증을 버리고 조금은 더 생각하고, 고민하며, 상대방의 입장에 서는 연습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사회발전은 의식수준의 발전이 수반되어야만 온전해 진다. 비단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뿐만 아니라, 많은 장르의 블로그가 나타나고, 양질화 됨에 따라 이에 따른 높아진 블로거의 의식수준이 요구된다.조급하게 써내려간 포스트 하나가 수백 수천의 블로거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나'가 모여서 '우리'가 되고, '우리'가 모여서 '사회'가 된다. 결국 '사회'는'나'와 '우리'가 모인 하나의 유기체인 셈이다. 그런데 이 유기체는 대뇌의 명령과 자율신경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닌 각각의 세포가 생각하고 대화하는 유기체이다. 이러할진데, 조화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웹2.0의 핵심 개념을 참여,공유,개방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나는 조화가 가장 필수적 개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블로그 같은)시스템은 사람을 담아내는 플랫홈, 즉 그릇일 뿐이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공유와 개방은 사람이 한다. 그 사람 간의 조화야 말로 보다 발전적인 웹2.0의 모습일 것이다.

사족. 나는 블로그로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상주의자는 아니다. 다만, 블로그 소사이어티의 한 일원으로, 보다 행복한 블로깅을 위한 꿈 꾸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