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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이슈/이슈와 토론

역사를 보는 눈과 기독교

자주 찾는 블로거 중에 가는 이라는 분이 있다.
세상의 모든 문제라는 것은 한순간에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항상 과거에서부터 기인한 것들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근본을 찾는 것은 항상 과거로부터 시작될 수 밖에 없다. 개신교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어제 오늘 튀어나온 괴물이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성장해온 괴물이었음을 명심해야한다.....!!
적극 공감하는 이야기다. 이에 덧붙이자면, 나의 역사관은 "현재와 과거는 항상 부단히 대화한다."이다. 역사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그 시대, 그들의 정신을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시대적 정신이 달라짐으로서 그 시대의 시대적 정신이 묵살 당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예를 들면, 내 아버지는 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하시고 사회생활을 시작하셨다. 지금의 시대적 정서로 보자면 공업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했다는 것은 고졸 출신 공돌이로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 그런데 그 시대에는 공업 고등학교가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 시절이다. 그리고 먹고 살기 어려운 때라 가족을 위해서라도 돈 벌이를 해야하는 그런 시절이다. 나는 철이 없던 시절에 고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아버지가 부끄럽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철이 들고 난 후, 그 시대를 이해하고 난 후에는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비록 철이 다 들기도 전에 이 세상을 뜨셨지만...

또 한가지, 나는 역사를 무척 좋아했는데 유난히 조선시대 역사를 싫어했다. 일부로 조선시대 역사 문제는 풀지도 않았고 쳐다도 보지 않았다. (덕분에 늘 100점에 가까웠던 역사 성적이 조선왕조에 와서는 50점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였다.) 속된말로 그런 병신 같은 왕조가 드러서는 바람에 국토가 압록강, 두만강으로 확정되어 버렸고, 병신 같은 정치인들의 당파 싸움으로 국력이 극도로 약해졌으며, 병신 같은 왕과 신하들, 왕의 친인척들의 생쑈로 결국은 나라 발전은 커녕 말년에는 일본에게 합병까지 당했다. 이 역시도 그 시대와 전혀 대화하지 않고 내가 내린 결론이였다. 나중에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나의 그런 평가가 나의 무지로부터 온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역사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과거와 대화하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결과론적인 것만 놓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얼토당토하지 않는, 그리고 깊은 감정의 골을 만들어 내는지 우리는 알아야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거짓 위정자들은 여러 역사적 사실을 자신들 유리하게 해석하고 결과론적으로 풀어 정의로운 척을 해가며 권력화했다. 그리고, 지금의 기득권을 만들어냈다.

가는 이님은 과거를 통해 기독교에 대해 비판했다. 대한민국 최악의 종교가 된 개신교....!!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스스로를 골수 개신교이라 하는 내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비판이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기독교의 잘못한 점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사를 통해 기독교의 잘못을 지적하지만, 과연 그 과거와는 얼마나 많은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는 극도의 혼란기였다. 세상의 지식인들이 열광했던 사회주의, 그리고 그것이 국가관으로 변해 나오게 된 공산주의와 서방국가가 오래 시간 발전시켜온 민주주의, 그 두 이념의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국가 정체성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이 두 이념속에서 기독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뻔하다. 사회주의/공산주의는 무신(無神)이다. 신을 믿지 않으며, 신의 존재조차 부정한다. 종교란 혹세무민하는 것이라며 대중들에게 설파했다. 그러니 당연히 기독교는 그 반대의 편에 설 수 밖에... 시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가난하고 핍박 받는 자들에게 위로가 되었던 개신교는 그들과 친밀했고, 결국 개신교의 선택이 지금의 국가적 정체성 확립에 일조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그로부터 기독교는 주류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류가 된 과정, 그리고 주류가 된 이후에 있었던 수 많은 피흘림들을 알고 있다. 가는 이님의 그 외침에 들어있는 기독교에 대한 원망도 골수 개신교인으로서 뼈가 시릴 정도로 통감하고 있다. 주류가 되어서 얻게 된 무수한 힘과 권력들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 그저 '신앙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쓰였다면 좋았을 것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는 이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분노와 증오를 기반으로 한 힘의 결집은 결국은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희망이 없는 기독교,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기독교라는 가는 이님의 통탄에서 느껴지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안타까움을 십분 이해한다. 그런데 미움과 증오를 바탕으로 한 힘은 마이너스 에너지다. 마이너스 에너지는 한동안은 하나로 뭉쳐져 플러스로 보일지 모르나, 결국은 또다른 분노와 증오를 낳는 결과를 낳는다. 분노와 증오는 역사를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늘 똑같은 역사를 반복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많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다시피 인간은 탐욕으로 인해 멸망의 역사를 반복해왔다.
그토록 지식인들을 열광시켰던 사회주의/공산주의 이론도 결국은 인간의 여러 욕심으로 인해 망했다. 그 욕심이 바로 분노와 증오를 낳았다. 아무리 완벽한 이론이 있다해도 인간은 완벽할 수 없기에 이를 인정하고 함께 협력해서 가야하는 것이 바로 인간사의 성공법칙이다.

이런 역사를 모르는 자는 자신의 실수를 고치기보다는 그것을 덮으려하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 큰 실수를 한다. 부족한 인간들이 모여 사는데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고자 노력하기 보다는 그 부족함을 공격해 새로운 세력을 만든다. 그러나 그 세력도 곧 부족함을 드러내고 분열되겠지.

그런 완벽하지 못한 인간들이 완벽한척 하는 모습이 바로 지금의 정치인과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의 모습이다. 한나라당과 다른 진보 정당. 이명박과 여권주자. 솔직히 마음에 드는 놈 하나 없다. 그런 그들임에도 그들을 추종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자신이 추종하는 '그'가 상대적으로 낫다로 생각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국가와 국민에 돌리려는 그 마음. 그 마음만은 이해하고 싶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그네들이 취하는 태도는 항상 망해왔던 우리네 역사와 다를바가 없다. 그동안 봐었던 실패의 역사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기독교가 가지는 기본적인 '신본'주의에 반하는 '인본'주의적 사고를 가진 개혁층과 충돌은 당연한 것이다. 그 충돌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닌 상대에 대한 몰이해와 집담성토로 해결하려 한다면 시간이 흐른 후 똑같은 일을 스스로 당하게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기득권를 파하려는 새로운 세력의 행태가 기존과 다를게 없다. 진실을 말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논리를 가지고 대중을 설득시키려 할 뿐이다. 역사와 진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오직 논리와 가식으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을 볼때 느끼는 구토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진실한 사람, 가슴을 맞대고 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이 고프다.


(특정 소위 얼굴마담이라 불리는 이들로 인해 전체가 매도되어 도매금으로 죽일놈 취급 받는 것. 내가 지키오고  다른이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려던 가치관과 삶의 자세가 일시에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그런 취급을 받는 것,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이글을 쓰다.)

덧1) 그런 의미에서 난 블로그 글쓰기가 좋다. 내 생각을 이해해주고, 내 공간을 존중해주는 이들과 나누는 소통이 좋다. 그리고, 나는 나 스스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생계형 이상주의자. 이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으나 생계에 쫓겨 비겁하게 한켠에 물러서 있는 그런 졸장부라고...

덧2) 이 글이 양비론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둘다 틀리다고 생각하는걸. 양비론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덧3)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의 정치세력화를 굉장히 싫어한다. 종교가 정치와 야합하는 것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신앙의 보호를 위해 택한 방법이지만, 결국 그것은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은 종교를 타락하게 한다. 기독교 신앙이란 인간 내면으로부터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지 지식으로 습득하게 하고, 억지게 행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종교관은 따로 이야기해봐야겠다.

덧4) 블로그의 재발견을 기다리셨던 분들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후딱 정리해서 업데이트 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