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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이슈/이슈와 토론

디워 100분 토론, 남는게 없었다

집에 TV가 없어 인터넷 on-air로 봤습니다. 보는 내내... 이 토론의 목적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결론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진중권씨의 언변이 너무 뛰어나다보니 오히려 다른 패널들의 주장은 억지스럽고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다만 이번 100분 토론은 인터넷에서 글로 싸우던 것과는 다를바가 없는 Dog-War 그 자체였습니다. 연출일지도 모르지만, 감정적인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결국 진중권씨의 강력한 주장대로 디워는 작품성이나 예술성, 영화로서의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한 작품 아닌 작품이고, 관객들은 인간 심형래와 애국주의 마케팅에 의해 만들어진 꼭두각시일 뿐이다라는 잔상만이 깊게 남은 방송이였습니다. 애국주의. 이게 미국 헐리우드에 나가는 작품이고, CG가 우리 기술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보는 것이다... 마치 황우석 사태처럼 말이죠.

진중권씨는 인터넷에서 가장 극단적인 자료들을 가지고 나와서 화려한 언변으로 그것을 전체의 현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비평가들의 역할은 강조하면서, 사명감이 투철한 비평가로서의 역할을 어필하려 했지만, 그가 말했던 '비평가'의 역할은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방송에서 그가 말한 비평가의 역할은 토론을 위한 논리 전개였을 뿐이죠. 그가 잊은 것은 바로 '관객과의 소통'입니다. 관객과 소통없는 비평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러나 진중권씨는 오히려 관객을 무시하는 수준이였습니다.

또한, 비평가는 그것을 제대로 비평함으로서 심형래감독에게 제대로 된 정도를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라는 것인데, 본인 스스로 인정한 '참다 못해 꼭지가 돌아 쓴 비평'이 과연 제대로 된 비평이냐라는 것입니다. 비평을 쓸 가치도 내용도 없는 그런 영화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비평이 나올 수 없다라는 주장이였죠. 비평가가 비평할 가치가 없어서 비평을 했고, 그나마 나온 비평들이 네티즌에 의해 폭격을 당하고 있다라는 말이였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반비평가 분위기는 그동안 비평가들이 해왔던 것과는 달리 디워에 지나치게 평가절하된 이중잣대적인 태도입니다. 그 이중적인 잣대에 근원을 찾고자 하다보니 '충무로 음모론'따위가 나오게 된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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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적 지식층이 많아진 현실에서 과거와는 달리 비평가의 비평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적어도 검색을 통해 관객들의 소리를 듣고 표를 삽니다. 이게 웹2.0시대죠. 이러한 현실 속에서 비평가들의 이중잣대가 발칵된 것 입니다.

비평가는 영화를 비평할 지언정 관객까지 비평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객이 영화를 보는 태도나 관점은 어치파 비평가들과는 다릅니다. 흥행의 코드는 비평가가 분석하는 것이 아닌 감독과 제작자들이 분석해야 옳습니다. 비평가는 진중권씨 말 그대로 제대로 된 비평을 하면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분위기는 자신의 밥그릇에 위기를 느끼고 권위를 지키기 위해 대중과 싸우고, 그 아집으로 작품의 평가 절하에 목소리를 높이려다보니 '디워 흥행의 코드를 마케팅과 인간 심형래'에 맞추는 식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에 도전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진중권씨는 재미있는 태도를 보였습니다."우리는 헐리웃 블록버스터 못만듭니다. 안되는 걸 한 겁니다. 안되는 걸 왜 억지로 합니까 ? 심형래씨는 안되는 걸 한 겁니다." 프랑스나 유럽에서도 못한 일을 한국이 어떻게하느냐... 이럴땐 고 정주영 회장이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임자, 해보기나 해봤어?"... 제길...

그럼 그런 시도조차 하면 안되는 것입니까? 당신 말대로 한국 영화는 한국관객 주머니나 울궈머거고 기껏해야 그 잘난 -진중권씨나 여차 비평가들이 말하는 작품성 높고, 개연성 있고, 플롯이 확실한- 시나리오 정도나 팔아 먹으면 되는 겁니까? 한국영화 역사상 시나리오 몇편이나 팔아먹었습니까? 그래, 시나리오 팔아서 그동안 얼마나 벌었습니까? 충무로 자금줄 아직도 빵빵합니까? 이제 영화로 돈을 벌어서 재투자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국 영화가 발전하는게 아니겠습니까? 한국 영화 늘 적자라지요? 그래도 배고프고 힘들게 만들어도 그게 예술,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 자위하며 한국 영화를 지키겠습니까? 예술을 몰라주는 관객을 원망하면서요?

이런 현실을 아는 관객들이 인간 심형래를 높이 평가 받는 부분이 바로 '도전'이라는 부분입니다. 설령 그것이 실패했다하더라도 그 인간 심형래가 다시 한번 도전 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은 겁니다. 왜냐하면, 그동안의 심형래 감독은 '발전'이 무엇인지 보여줬기 때문이죠. 눈에 보이는 발전을 우리에게 보여줬습니다. 충무로의 조폭 쓰래기같은 영화와 말초적인 자극으로 관객을 끌어 모으려는 아무련 자산이 남지 않는 영화가 아닌 '기술'이 남는 영화말이죠.

영화를 예술로 보는 관점과 영화를 산업으로 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겠지만, 둘다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키워나가려면 이 두 관점이 상충하지 않게 조절해줘야 하는 것도 비평가의 역할이 아닐까요? 이런면에서 하재근 평론가는 좋은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다소 언변과 논리에서 진중권 평론가에게 밀렸지만, 그 자세만은 높이 사고 싶습니다.

진중권씨는 주장 굳히기로 "CG기술은 범용화 된 것이 아니라 디워에만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 즉 이 기술이 상품이 될 가능성도 사실은 확실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황우석 사태와 오버랩 시킴으로서 자신의 주장을 굳히고 있습니다. 이는 차후 심형래 감독의 해명이 있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디워의 CG가 디워 이외에 다른 한국영화, 또는 판매할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정이 나면 말 그대로 심형래감독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겠죠.

패널들의 주요 주장 정리
김조광수 대표 : 애국주의 마케팅은... 그리고 지금의 열광 현상은 결과적으로 심형래 감독과 한국 영화계에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
--> 그럼 앞으로 국산 영화가 나와도 애국주의, 심정적 호소 등의 마케팅은 국물도 없는 겁니다? 그리고 결코 국산 영화에는 열광하는 관객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김천홍 기자 : 관객이 영화 재미있게 보면 되지, 마케팅이니 뭐니 뭘 그리 갖다 붙으느냐. 어차피 그런 마케팅 모든 영화가 다 동일하게 하는 것이고, 그런걸 심각하게 생각하는 게 더 이상한게 아니냐.
--> 열광적인 관객이 아닌 일반 관객의 생각을 전해준 평이라 생각합니다.

 하재근 평론가 : 평론과 비평을 관객, 그리고 우리 영화라는 관점으로 환기시키고 장기적인 우리 영화 발전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바꿔나아가야 한다.
--> 디워의 광풍 현상으로 극단화된 양극화로 소모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보다는 이 현상을 통해 한국영화에 플러스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같습니다만, 진중권씨의 주도적인 디워 가치 평가의 논조에 밀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영호를 사랑하는 네티즌들이 한번은 생각해야 할 주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MBC에게 하고 싶은 말
MBC의 이번 100분 토론. 사실 미국 상영이 끝난 다음에 이뤄졌어야하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방송은 열풍이 불때 한몫 잡아보자는 식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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