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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뉴욕 생존기

검은머리 외국인들의 한국말하기

전에 검찰 높으신 양반이 김경준 수사를 하면서 '검은머리 외국인'이라는 말로 재외동포들을 섭섭하게 한 적이 있습니다. 저야 사실 재외동포는 아니고 재외동포를 위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국인'입니다만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들과 함께하면서 마음이 동화되었나봅니다. 그 양반의 말이 그다지 기분 좋지는 않았지요.

주말에 참 의미깊은 행사를 다녀왔습니다.' 한국어 동화 구현대회'라는 행사로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는 우리 아이들이 나와서 열심히 한국말로 동화를 구현하는 대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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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의식있으신 분들을 통해 많은 부모님들이 이제는 '한국인'으로서 '한국말'을 할 줄아는 2세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껴저 무척이나 기분 좋았던 날이였습니다. 게다가 결코 적지 않은 참가자들이였기 때문에 기쁨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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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부로 나눠 총 52명의 학생이 출전했고 200여명 관객이 행자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벌써 올해로 24번째 치러지는 대회입니다. 적지 않은 상금과 혜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들이 한국말에 '열정'과 '애정'으로 참가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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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참가 규정에 의하면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미국에 건너왔어야하며, 5년 이상 외국에 거주한 아이들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한국말을 다 배운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건너와 5년 이상 미국에 살았으면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지요.

심사평을 들어보니 올해는 가족을 소재로 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와 동화대회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요리 이야기 등 신선한 소재가 많았다고 합니다. 뭔가 지난회와는 달랐다는 이야기겠지요. 진행하는 내니 웃음과 박수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단 재미있는 동화가 많았고, 아이들의 노력이 흐믓했습니다. 어눌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결코 남의 아이로 느껴지지 않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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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16살로 7세 때 엘살바도르로 이민간 뒤 미국에 건너온 지 6개월된 안예진양이 받았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만년셔츠’에서 소재를 딴 ‘만년신발’이란 창작동화를 구현했고, 창작동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심사평을 받았습니다.  대상 아래 아이는 안타깝게도 입상을 하지 못해서 울고 있네요... ㅡㅜ... 실제로 아이들에게 참가상이라도 다 줬어야한다는 분만이 제기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참가자 모두에게 상장은 줬는데 상패나 선물이 없었습니다. 관계자 분에 말씀에 따르면 23회 때까지는 준비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25회때는 참가상에 다시 선물이 생길 듯 합니다^^

아쉬웠던 점은 동화를 한국말로 잘 구현하고도 자기들 끼리 모여서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였습니다. 한국 아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다소 힘들더라도 서로 한국말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싶습니다. 한국어가 단순히 학습의 하나가 아닌 한 민족의 동질성과 문화의 계승, 그리고 가족간의 화목과 동질성을 다지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어 교육이 이런 행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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