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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뉴욕 생존기

스피처 매춘 스캔들을 보며 뜨악한 사실들

우선 앞서 포스팅했다시피 미국이 매춘을 불법으로 여긴다는 사실이 가장 큰 충격(?)이였습니다만, 그 외에도 몇가지 놀란 사실들이 있습니다.

첫째, 도청에 대한 반대 여론을 찾기 힘드네요. 이번 불법 매춘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가 엘리엇 스피처가 매춘여성과 통화 도청입니다. 보통 미국 내에서 '도청'에 대해서 무척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데 이번에는 이에 대한 목소리가 없네요. 연방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해 도청을 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특히 민주당은,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서 '도청'에 대한 문제제기는 찾아보기가 힘드네요.

이번 사건이 도청의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인걸까요?

두번째는 미국의 메이저 신문도 일반인의 개인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신문의 특징이 한국처럼 서울에 사는 김모씨라는 식의 익명 제보 형식의 보도는 인정받지 못한다고는하지만 아예 이렇게 대놓고 당사자의 상세사항을 보도할 줄은 몰랐습니다.  스피처와는 달리 그 매춘녀는 일반인인데 말이죠.
For an Aspiring Singer, a Harsher Spotlight - 뉴욕타임즈
 뉴욕 주지사를 몰락시킨 미모의 22세 여성…"나를 괴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 - 조선일보
뭐랄까요, 그냥 색다른 충격이였습니다. 한국 신문에 대한 불신이 깊어서 그런지 사진과 홈피 까발리는 등의 행위는 알권리를 내세우고 휘두르는 폭력이자 황색 찌라시이즘이라 생각했거든요. 이번 사건에 대해서 매춘여성 개인의 백그라운드까지 들쳐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그녀의 마이스페이스는 난리도 아닙니다.

게다가, 뉴욕타임즈 기사 제목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과연 가혹한 스포트라이트(a Harsher Spotlight)를 비추고 있는게 누구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는해도 제목은 참 잘 지었네요. 역시 메이저 신문답습니다.(젠장)

이번 사건에서 스피처는 단순 매춘으로 경범으로 처리 될 가능성이 있다고하니, 그녀도 비슷한 처벌을 받게 될 듯합니다. 더군다나 미국 내에서 매춘을 합법화하자는 움직임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 움직임과 맞물리면 어쩌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보이긴 합니다. (제발 아니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정치적인 관계와 여러 정황으로 봐서 스피처는 매춘에 대한 경범으로만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여하튼 그녀도 큰 처벌을 받지 않을 듯한데 그녀의 마이스페이스를 참고한 보도를 보면 그녀는 매우 불우한 환경에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드라마틱한 삶의 주인공입니다. 덕분에 처벌 후에 시간이 조금 지나면 대스타로 나타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_=  원래 가수 지방생이였으니 엔터테이먼트가 발달한 이 나라에서 어떤 식의 변신이 이뤄질지는 두거봐야겠네요. 돌을 맞게 될지 역경을 이겨낸 불굴의 여인이 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수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미국의 SAR시스템이라는 것인데요, 이게 참 놀랍습니다. 이번 '매춘 스캔들' 단서가 거래 은행의 SAR(Suspicious Activity Report)을 통해서 잡혔다고 하는데, 쉽게 표현하자면 금융기관이 돈세탁 등의 혐의가 있을 수 있는 의심스런 모든 금융거래를 금융수사기관에 보고하는 시스템입니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하루 1만달러 이상의 거래시 보고되는 CTR(Cash Transaction Report)은 잘 알려져 있지만 SAR은 생소한 이야기라고 하는군요.

실제로 일부 한인들의 경우 CTR을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현금을 분산해 입금하거나 탈세의 기록을 피하기 위해 돈을 편법으로 돌리고 행위, 현금이 지나치게 많이 거래되거나 큰 금액의 카이팅(돌려막기) 직업도 없는 상황에서 빈번하게 큰 돈이 입출금되는 등 말 그대로 의심스런 거래나 비정상적인 거래는 거의 모두 체크되고 은행의 판단에 의해 바로 당국에 보고됩니다. 그리고 이는 IRS(국세청)와 국토안보부 FBI 등 다양한 기관에서 열람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FBI보다 더 무서운게 IRS이라는 말이 있는데 과연 돈 흐름만큼은 철저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세금 안내고도 배짱 튕기는 사람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하는 놈은 다 한다고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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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일에 대해서도 여러 음모론이 있는데, 아무래도 스피처가 민주당 대의원이다보니 공화당 측에서의 정치공작이라는 말도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처벌이 그런 정치 공작이 아니라면 가벼운 처벌정도로 끝날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다면 일이 많이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스피처와 아내 모두 유능한 법조인이였고 선임한 변호사도 미국내 1%에 해당하는 초특급 변호사라고 하니 앞으로 한동안은 스피쳐 매춘 사건으로 재미난 기사를 많이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