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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뉴욕 생존기

미국 아이들의 봄방학

제게 있어서 봄방학은 방학숙제가 없는 유일한 방학으로만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긋지긋한 일기쓰기 숙제도 없고, 탐구생활이나 독후감, 한자쓰기 등등... 개학 전날 지난 신문을 뒤적이거나 친구 일기장을 빌려다가 날씨를 맞출 필요도 없고, 엄마가 대신 독후감을 써줄 필요도 없었던... (다행히 탐구생활은 방학 당일날 다 끝냅니다^^;)

그저 방학숙제가 없는 방학이라며 비교적 짧은 열흘간의 방학을 즐겼습니다.

미국 초등학교는 생각보다 방학이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두달에서 석달정도 되는 여름방학을 제외하고 보통이 일주일씩 겨울방학과 봄방학을 합니다. Winter Break, Spring Break라고 하는데 일단 한국말로는 방학이라고 합니다. 여하튼 말이 일주일이지 주 5일 등교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전후 토,일요일을 합치면 11일간 방학입니다. 기간은 짧지만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고 보통 학교에서 내주는 과제물 + 프로젝트 과제물이 있습니다.

학교 과제물도 아이의 진도에 따라서 약간씩 다릅니다. 대성이야 가장 낮은 등급, 단순한 문장으로 이뤄진 책을 읽는 것과 단순한 단어 쓰고 외우기가 할당됐습니다. 이번에는 프로젝트 숙제가 없는데 지난 겨울 방학에는 주변의 노인분들에게 옛날 역사(?).. 지난 이야기를 듣고 적어오기가 있었습니다. 머, 전혀 못해갔죠 ㅎㅎ;;

주로 학생 주변에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숙제가 나간다고 합니다. 근처 박물관(아무거나)를 다녀오게 한다던지 하는... 아무래도 대성이는 언어능력과 가정환경으로 프로젝트 숙제가 스킵(SKIP)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하튼 나름대로 이번 봄방학 기간에는 뭔가를 해볼까 합니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에 나왔던 브롱스동불원이 매주 수요일 무료 입장인데, 그곳을 가볼까 계획중입니다. 일단 다쳤던 머리와 허리 사정을 좀 보고 결정해야겠죠. 요즘 MOMA미술관에서 한국산업디자인전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매주 금요일 5시 이후가 무료입장인데 그곳을 한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하긴, 생각보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꺼리'가 많은 뉴욕이니 마음만 먹으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그저 게으른 아빠 잘못이죠 ㅡ.ㅜ

다행히 대성이네 방과후 학교에서 오후 수업을 진행합니다. 덕분에 과제물은 물론, 그나마 익혔던 영어를 까먹는 염려는 덜게 됐습니다. 애들 숙제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영어 까막눈인 엄마, 아빠 실력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월 $400씩 지불하면서 어프터스쿨(방과후학교)를 보내는데 다행히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나마 싼 값에 방과후 학교를 보내는 편인데 좋은 선생님 덕에 한시름 놓고 있는 셈이죠.

벌써 화요일, 7일의 여유가 있는 셈인데 뭔가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제게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방학은 방학 중 보충수업을 선생님과 싸워서까지 취소시키고 가족과 함께 7박 8일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던 중1 여름방학입니다. 그런 강렬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