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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야기/기획자는 괴로워

웹기획자여! 콤플렉스를 벗어버리라.

제가 한국 비즈니스 문화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족보입니다. 명확히 표현하자면, 제가 언급하는 족보라는 것은 과거에 있었던 나의 행적..정도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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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보첩() ·세보() ·세계() ·가승() ·가첩() ·가보() ·성보()라고도 한다. 국가의 사승()과 같은 것으로, 조상을 존경하고 종족의 단결을 뜻하며, 후손으로 하여금 촌수의 멀고 가까움에 관계치 않고 화목의 풍을 이루게 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네이버 백과사전 中에서..>

전통문화로 보면 족보라는 것이 좋은 것일 수는 있습니다. 자신의 뿌리를 알고 정체성을 잡아 살아간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웹비즈니스에 있어서 족보가 뭐가 그리 중요할까요? 아무리 크게 잡아도 "참고"수준 정도로만 잡아도 될 듯합니다만..

제 얘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전에 제가 SI구축을 위해 S모사 파견을 나가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제일 먼저 물었던게 전공이더군요. '무슨과 나오셨나요.... '
전 대학 두개를 다녔는데, 둘다 인문계열입니다. 운이 좋았는지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매우 성공적으로 끝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지극히(?) 만족했고, 제가 외국에 나간 후 다시 2차 프로젝트 제안이 왔을 정도로, 성공적이였다고 나름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 전 경영 마케팅에 대한 기획에 대해서는 경력이 있었지만, 웹기획은 2년차에 불과했습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 난 비전공자에 비전문가인데..라는 자격지심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자격지심에 개발자들과 대화하기도 힘들었고, 클라이언트와 대화하기는 더욱 힘들었죠. S사가 워낙 거대한 슈퍼갑이니까요.
6달에 걸친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 빠진 머리카락과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으로 인해 저는 '이제 청춘은 다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빠진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서 대머리 걱정은 없지만, 새치는 여전히 남아있네요)
다행히 태생의 명랑함과 뻔뻔함으로 여러위기를 이겨내고, 이제는 제법 '나? 웹기획자야..'라고 떠들고 다닙니다.

일을 할때 자꾸 전공과 경력에 대해 "족보"를 파고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전공과 경력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웹분야에서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Web2.0시대에는 오히려 전공과 경력이 기획자에게 더 큰 장애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웹기획에 있어서 전공은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경력은 필요합니다. 경험을 의미하고, 그 경험이 본인의 일을 편하게 만들어주니까요. 하지만 경험이 창의적인 기획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마케팅 기획자는 경험이 중요하죠.)

그러니 부디 콤플렉스에 빠지지 마세요.
웹은 꿈꾸는 자에게 더 많은 비젼과 성공을 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바 가장 좋은 조합은...
'창의적인 기획자+적절한 리더쉽과 시장안목이 있는 경영자+마음이 넓은 PM과 개발자' 였습니다.

적어도 자신만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하기 원하신다면, 사장님께서는 부디 적절한 리더쉽과 시장안목을 키우시길 바라고, 전공이나 경력보다는 창의력과 열정이 넘치는 기획자와 마음이 망망대해와 같이 넓은 개발자를 뽑으시기 바랍니다^^;

후배 기획자(웹기획)들이 가끔 이런 문제로 고민을 호소합니다.
힘들어하는 후배에게 세가지의 대안을 제시합니다.
죽든지, 때려치든지, 죽도록 일해봐... 대부분 세번째를 택하겠다고 하더군요.


사족. 웹기획에 대한 이글은 제 경험상의 이야기로, 논리 등에 대한 문제제기는 받지 않습니다.음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