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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소소한일상

아프냐? 나도 아푸다 - 미국 의료



드라마 다모에 나왔던 대사였던가요? 여하튼 대성이가 아픕니다. 항상 건강하기만 해서, 다른건 몰라도 건강한 것 하나만큼은 세계문화유산 수준인 대성이. 주변에 바이러스성 감기가 돌아 하나둘씩 학교에 병결을 하는 중에도 꿋꿋히 출석을 했던 대성이가 몸져 눕고 말았습니다 ㅡㅜ

어제 저녁만해도 땀 한번 흘리고 푹 자면 나을 것만같이 보이던 가벼운 감기 증상이 아침에 보니 폐병에 걸린 환자를 방불케하는 거북한 기침소리와 펄펄 끊는 열과 식은 땀으로 이불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학교에 가겠다고...(평소에 좀 그렇게 열심히 학교 다니지 그랬니 ㅠ.ㅠ)

다행히 보험을 들어둔 것이 있어서 비용 부담 없이 병원을 갑니다. 의료비 비싼 미국에서 몸 아프면 재산 탕진한다는 말이 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대성이 또래 아이들을 위한 무료 보험이 있어서 가입해 뒀습니다. 아내도 무료 보험에 들어놨으니 사실상 저희 식구 중에서 절대 아프지 말아야 할 사람은 바로 저뿐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응급실이 아닌 이상 예약을 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아이가 언제 아풀줄 알고 미리 예약을 합니까? 예약 없이 병원에 갔다가는 아픈 아이를 데리고 한두시간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하는 낭패를 볼 수도 있는데 말이죠. 다행히 운이 따라줘서 당일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당장 아픈 아이에게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진료를 위해 한두시간씩 기다렸던 경험은 있습니다. 예약 없이 가면 그런 경우를 가끔 만나기도 하죠. 그런데 아이가 정 아플 경우 한산한 다른 병원을 찾아 갈 수 있는 유도리(?)가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지정 병원 외에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막대한 진료비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도리 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평소에는 별차이가 없게 느껴지다가 막상 아이가 아프니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지네요.

아예 부자라면 많은 의료보험료를 내고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 되겠지만 3인가족 기준으로 월 500~700달러에 달하는 보험료를 감당할 만한 생활 수준은 되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500~700달러라고해도 완벽한 커버리지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미국에서 의료보험료의 압박이 얼마나 심한지 어느정도 예상하시겠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에서는 알아서 건강을 챙기는 것이 습관화가 되어야 합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틈틈히 운동을 통해서 건강을 다지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아이에게도 편식을 자제시키고 적당한 운동을 시켜서 기본적인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줘야 아이도, 부모도 고생을 하지 않습니다.

유난히 건강한 덕에 1년에 한번꼴로 병치레를 하는 대성이지만, 1년에 한번이든, 1년에 10번이든 부모입장에서는 매 순간 순간이 어려운 시간임에 틀림 없습니다. 대성이의 쾌유를 위해 손모아 기도합니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