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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소소한일상

미국의 대통령의 날과 쉬는 날들

미국은 오늘이 프레지던트 데이(President’s Day)라고 해서 국경일입니다. 은행도 쉬고 광공서는 물론 학교도 쉽니다. 이날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휴일입니다.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과 링컨의 생일이 각각 2월 22일과 2월 12일로 매년 2월 세번째 월요일은 프레지던트데이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주 5일 근무가 정착되어 있으니 토,일,월요일로 이어지는 고정 연휴인 셈이죠.

우리나라에도 존경받는 대통령이 하나 나와서 그를 기리는 날이 하나 쯤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나라 대통령들은 항상 욕만 먹으니 원... 이제는 대통령이 취임도 하기 전에 이렇게 욕을 먹으니 나라가 참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훌륭한 대통령은 커녕 기억에 오래 남는 대통령만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것도 다 노무현 대통령 탓신겁니까? 아무쪼록 우리나라에도 빠른 시일 내에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 길이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나오길 기원합니다.

한국의 추석이나 설날 연휴처럼 긴 연휴는 아니지만 오늘까지가 연휴입니다. 미국에 와서 가장 아쉬움이 큰 것은 한국에서처럼 대박 연휴가 없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지나간 우리설의 연휴가 최장 9일이였다고 하니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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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 ⓒ위키사전
보통 미국인들은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쉬는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쇼핑을 하러 가거나 소풍을 가죠. 싱글의 경우 모처럼의 휴일에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제 맨하튼에 나가보니 프레지던트 데이 스패셜 블런치 선전을 많이 하더군요. 보통 블런치하면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음식을 뜻하는데, 원래는 주말에만 팝니다. 요즘은 점점 주중에도 파는데 보통 바쁜 뉴욕 직장인들은 평일에 블런치를 먹는 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의 기념일은 우리나라처럼 딱 몇월 몇일로 하지 않고 몇월의 몇째주 무슨요일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나열해보자면 1월 셋째 월요일은 흑인 해방운동의 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탄생이을 기념하는 마틴 루터 킹 데이(Martin Luther King, Jr. Day), 5월 마지막 월요일은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9월 마지막 월요일 노동절(Labor Day), 11월 넷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인 땡스기빙 데이(Thanksgiving Day) 입니다.

국경일이 총 10개가 있는데 닷새가 날짜가 고정되어 있고 나머지 닷새는 요일에 따라 날짜가 바뀌는 셈입니다.
미국의 국경일
1월 1일  ------------------  New Year's Day
1월 셋째 월요일 -----------  Martin Luther King, Jr. Day
2월 셋째 월요일  ----------- President's Day(Washington's Birthday )
5월 마지막 월요일 ---------  Memorial Day
7월 4일 ------------------- Independence Day
9월 첫째 월요일 -----------  Labor Day
10월 12일 ----------------- Columbus Day
11월 11일 ----------------- Venterans Day
11월 넷째 목요일 ---------- Thanksgiving Day
12월 25일 ----------------- Christmas Day
말이 나온 김에 다른 국경일과 휴일에 대해서도 한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New Year's Day는 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 날은 미국 내 최고 연휴 시즌인 크리스마스 시즌과 맞불려 풍성한 볼꺼리와 놀꺼리, 먹을 꺼리가 넘치는 시즌입니다. 뉴욕의 경우 타임스퀘어에서 광란(=_=)의 새해맞이행사가 열립니다. 한번 가보시면 '사람에 치어 죽는다'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무진장 춥습니다. 올해(2008)는이 이 행사가 시작된지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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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파의 10배(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100배)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토요일 저녁 때의 사진입니다.) 그래도 기를 쓰고 보러 갑니다. 물론 차량 통제하고 폴리스 라인 만들어서 경찰이 철통같이 경호 및 보호를 열심히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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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ce Day는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사귀던 여자친구와 마지막으로 본 영화입니다. 그래서 최악의 평가를 받은 영화이지만 저는 절대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아내가 이 사실을 알면...) 아무튼 독립기념일입니다. The 4th of July 즉, 우리 식대로 하면 7·4절. 1776년 이 날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포를 했습니다. 독립기념일 행사의 가장 큰 볼꺼리는 모니모니해도 성조기(Star Spangled Banner Flag)의 물결과 불꽃 놀이(Fire Work)입니다. 그리고 각종 퍼레이드(Perade)와 애국적 연설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마어마한 인파도 볼꺼리라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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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는 위키사전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는 우리로 치면 현충일입니다. 본래 남북전쟁 때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날이였는데 1차 대전 이후 1차 대전 참가자까지 추모하는 날로 의미가 바뀌였다고 합니다. 이와 비슷한게 재향군인의 날(Venterans Day)입니다. 이 날은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을 추모하는 기념일입니다.
제 아버지가 군인이셨습니다. 어릴 때 친구들이 자기 아버지는 베트남전 참전했던 분이라고 자랑을 하길래 저도 아버지께 여쭤봤습니다. 아빠는 그 때 뭐하셨냐고...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하시던 말씀... "응, 아빠는 그때 위문 편지 썼어"...계산해보니 그때 당시 아버지는 학생이셨더군요. 아버지께서 결혼이 무척 빠르셨던 탓에 친구 아버지들과는 군 경력 차이가 많이 났던 것으로 이해했습니다만... 그때 조금 실망하고 낙심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친구들도 그게 뻥이였다더군요. 하긴 파병이 65년도인데 말이죠. 아무리 결혼이 이르셨다해도 친구들 아버지와 15년 이상 차이가 날리가 없었는데 말입니다. 비록 환갑도 못 넘기시고 작고하셨지만 참 유쾌하셨던 아버지셨습니다. 늘 아버지가 멋지다고 느껴 장래 희망이 군인이었습니다만...꿈은★ 안이루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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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y Park에 있는 한국전쟁(6.25) Memorial(메모리얼 데이와는 별 상관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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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콜럼부스 데이(Columbus Day)는 콜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날은 대륙을 발견한 콜럼부스의 범선(Tall Ship)을 실제 모습으로 재현하여 허드슨(Hudson)강가에서 화려한 범선 퍼레이드와 불꽃놀이가 벌어집니다. (아쉽게도 이 행사는 아직 한번도 못봤습니다. 대신 신대륙 개척은 해봤습니다... 물론 게임으로;;;)

10월 31일은 그 유명한 할로윈(Halloween Day)입니다. 공공장소나 경우에 따라서는 직장 내에서도 변장을 하고 근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각종 변장 소품으로 아이들이 삼삼오오 돌아다니는 모습이 볼만합니다. 가끔 너무 끔찍한 모습으로 다니는 사람들도 봤습니다=_=; 할로윈 때는 변장을 하고 찾아오는 아이들을 위해서 캔디나 초콜렛을 꼭 준비해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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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분위기...
요즘 호박 뒤집어 쓰는 애들은 별루 없는 듯합니다. 작년에는 케로로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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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

11월 넷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Thanks giving Day)로 우리로 치면 추석정도가 되겠네요. 유래는 미국의 정신적 기반인 기독교 마인드에서 기원합니다.
이때 이어지는 금요일은 Sandwish Holiday로 여기고 나흘간을 연휴로 보냅니다. 우리나라 추석만큼이나 긴 연휴죠? (영화나 미드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Family Reunion이라 해서 전국 각지에 흩어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족들과 함께 칠면조 요리를 해먹는다고 합니다. 초기 이민시대 선조들의 역경을 생각하는 의미라고 하더라구요.
그 리고, 추수감사시즌의 빅세일이 유명합니다. '광란의 세일'이라고도 하더군요. 이 시즌이 되기전에 미리 추수감사절 세일 품목을 살펴두면 원하는 물건을 어마어마하게 구입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밤새 줄을 서야하고 원하는 물건까지 최단거리, 초스피드로 달려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운도 많이 따라야한다고 하더군요^^;; 2008년 시즌을 노리시는 분들, 행운을 빌어드리겠습니다!! Good Luck, God Bless!


크리스마스(Christmas)는 더 말씀 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땡스기빙데이가 끝나고  바로 12월초부터 온 동네의 집들이 동화 속 성처럼 울긋불긋 반짝이 등으로로 장식하고 캐롤을 틀어둡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중학교 때 단어 시험에서 이 단어 스펠링을 틀려서 알파벳 숫자만큼 맞았던 기억에 지금도 가끔 손바닥이 욱신거리곤 합니다. CHRISMAS라고 썼었거든요. 나름 잔머리 굴리며 공부하던 시절이라... 아무튼, 추수감사주간과 이어지는 이 시즌은 미국 최고 소비시즌입니다. 일년 벌어서 이 시즌에 다 쓴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연초에는 꽁꽁 얼어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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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집 안과 밖을 장식합니다.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양대 기독교 명절이라 할 수 있는
부활절(Easter Sunday)가 있습니다. 원래가 주일인지라 특별히 쉰다라는 큰 의미가 사라지는 날이지만 기독교 기초위에 세워진 국가다보니 이 나라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날입니다. 이날 교회 가시면 삶은 계란 실컷 먹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곳 뉴욕에는 유태인이 많은지라 유태인 명절을 지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9월 하순에 유태인의 신년명절인 Rosh Hashanah가 있고, 그로부터 약 10일간은 Yom Kippur라 하여 단식과 속죄의 기간, 12월 21일부터 8일간은 Hanukkah라 하여 유태교의 축제일입니다. 유태인 명절마다 뉴욕의 분위기가 달라지곤 하는데요, 유태인의 힘이 참 대단한 것이죠.

한가지 기분 좋은 소식은 얼마전부터 음력설도 쉬는 학교가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인종이 섞여 있는 이곳 뉴욕에서 한국인의 명절도 지켜진다고 하니 한국인의 영향력이 커진 셈이라고 해야할까요?(사실 중국인이 많아서 일수도 있고...한국 학생도 많고하니 말이죠.)

우리나라에 대통령의 날과 같이 존경받거나 역사적인 인물을 기리고, 기억하는 날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꼭 쉬는 날로 정하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닌 그 인물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기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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