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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이슈/無念과有念사이

거짓말로 살아가는 사람들 - 호모팔락스

우리는 많은 거짓말 속에서 거짓말을 하면서 살고 있다. 아니 거짓말이 아니면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개그우먼 이영자씨의 거짓말이 난리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에서 한 거짓말이다. "재미를 위한 과장"이었다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거짓말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그녀다.
다큐.시사 프로도 예외 없다. 한 다큐는 출연자의 사연을 극적으로 과장해 물의를 빚었다. 시사 프로의 모자이크 인터뷰 화면에 다른 사람 인터뷰 화면을 도용하는 일도 벌어졌다. 간 큰 허위 보도다.

이처럼 명백한 거짓말만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TV는 그 자체가 거대한 '거짓말 세계'다. 토론 프로의 정치가들은 자신을 뽑으면 세상이 좋아질 것이라고 거짓말하고, 드라마는 사랑은 영원하다고 거짓말한다. 물론 가장 거짓말을 많이 하는 것은 CF다. 영어 이름 아파트에 살면 저절로 귀족이 되고, 쇼를 해야만 인생이 즐겁다고 거짓말한다.
19일자 중앙일보에 '[분수대] 호모 팔락스'라는 제목으로 올라와 있는 글이다.
방송 안에서 일어나는 공공연한 거짓말을 꼬집고 있다. 이처럼 방송 자체가 큰 거짓말 세계 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글을 보며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뒷전이였고, 그 글에 담겨져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참 끔찍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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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 영화 짐 캐리 주연의 라이어라이어를 보면서 나는 쓴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있다. 마냥 재미있게 영화를 봤는데, 줄거리를 회상하면 할 수록 입가에 쓴 웃음이 달렸다.

아들이 생일 소원으로 아버지가 거짓말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빌어, 변호사인 그가 곤란에 처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차라리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입만 열면 진실이 나오게 되어 더 곤란하게 된다.

진실을 말하면 곤란해지는 세상인가..? 하면서 쓴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영화 장르는 가족 코메디로 되어 있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블랙 코메디로 받아 들여질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의 짐 캐리가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니던가?

경우에 따라 거짓말을 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거짓말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으로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 이해는 해주겠다. 그러나 거짓말이 나쁜 짓이라는 것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SBS '야심만만'에 출연한 개그맨은 여가수와 열애 중이라며 객석을 놀라게 한 후 곧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이 '거짓말 열애설'은 마치 진짜인 것처럼 여러 차례 예고 방송됐다.
위와 같은 경우를 당해 허탈해하고, 분노했던 적이 있었다면, 거짓말에 속은 사람의 심정을 잘 알것이다. 밝혀지지 않을 거짓말이란 없다. 그러나 당장의 무언가를 위해 우리는 손쉽게 거짓말을 한다.

인간은 하루 평균 200번 거짓말하는 상습 거짓말쟁이다. 의도하지 않은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을 포함해서다. 인지과학자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는 거짓말이 진화에 유리했다며, 인간을 '호모 팔락스(Homo Fallax.속이는 인간)'라고 부른다.
진화를 위해, 살아 남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라고 스스로를 위로 하기에는 그로 인해 서로에게 주는 불신을 주고 도태되어 버리는 것이 더 위험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