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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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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는 직업군인 민간인 통제구역(민통선)과 불과 100m 떨어진 곳에 살며 초등학교, 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아버지 군무지에 따라서는 군부대 내에 외치한 관사에서 살기도 했었죠. 골수까지 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약주를 한잔 걸치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아들! 아빠의 최종 명령이 뭔지 알어? 전쟁나면 3분 버티는거야!! 아빠는 전쟁나면 북한군 3분만 막으면 그 동안 위에서 별들이 작전을 짜는거야. 알겠니? 아빠는 3분을 위해 이렇게 산다." 시골 꼬맹이였던, 그래서 순진하기 그지없었던 저는 그 3분을 위해 인생을 불태우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했었죠. 다른 곳 군인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최전방에 근무하셨던 아버지는 항상 전쟁 상황을 염두해두고 살아가셨습니다. 바로 눈앞에 주적을 두고 근무하다보니 당..
절대바톤놀이 '가족' 미션 부여받았습니다. 바톤을 받고 24시간안에 포스트를 작성하고자 했으나, 생각보다 심오한 주제더라구요. 좀 늦었지만 여전히 주자는 달리고 있으니 용서해주세요... 제게 있어서 가족은 무척 특별한 존재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어린이집을 다니던 시절부터 어머니와 아버지는 맞벌이를 하셨고, 초등학교 5학년 때는 그나마도 어머니와 떨어져서 살게 되었죠. (여러 복잡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최전방에 근무하시는 군인이셨기에 항상 민간인통제구역에 몇달씩 파견을 나가시곤 했죠. 덕분에 저는 장남으로서 동생을, 집을 지키는 주부(?)로서의 역할을 어릴때부터 해야했습니다. 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이였죠.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것이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어려움을 견디고 사랑하며 살아야한다는..
▶◀ 아버지께서 별세하셨습니다. 오랜시간 병마와 싸우시다, 오늘 별세하셨습니다. 자식노릇 한번 제대로 못하고 이렇게 보내니 머리 속이 멍 합니다. 아버지께 미쳐 말씀드리지 못한 말이 너무 많은데... 죄송하다고,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할말이 너무 많은데 이제는 소용이 없군요. 이제 겨우 쉰셋이신데... 빨리도 가셨네요. 당료병으로 오랜시간 많이 고생하셨는데, 그래도 이제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겠네요. 이유없이 눈물이 납니다. 이유가 없는게 아니죠. 그냥 아버지 생각만 해도... 과거의 후회가 밀려오고, 다시는 뵐 수 없다는 마음에 온갖 슬픔이 밀려옵니다. 아버지는 이제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준비를 마치고 시골에 내려가야 합니다. 제가 상주인 관계로... 침착하게 장례식을 진행해야 할텐데 말이죠..
곁에 있어서 좋은 친구 - 책 100번째 포스트네요. 블로그 시작하고 50일동안 100개의 글을 썼다니, 제가 생각해도 참 대단합니다 :) 축하 좀 받고 싶은데, 축하받을만한 '꺼리'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얼마전 읽은 혜민아빠 포스트 덕분에 생각난 주제랍니다. 존칭 생략하고 제 생각을 정리/나열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감히 부끄러워 트랙백은 못걸겠네요^^;) 관련글 : 블로그 하시는분들 "책을 왜 읽으시나요" by 혜민아빠 시골 중에서도 깡촌. 민통선을 200m 앞에 둔 강원도 산골에서 자란 나는 책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구였다. (친구만나려면 버스타고 나가야했다;;; 그나마 버스도 한시간에 한대 oTL) 글을 배우면서부터 아버지께서는 책 읽는 습관을 기르라고, 만화책을 사주시기 시작했다. 그당시 보물섬이라는 월간지와 아기공룡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