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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에 해당되는 글 2

  1. 2009.03.30 도저히 적응이 안되는 미국문화 (26)
  2. 2008.06.27 영어공부, 어설픈 완벽주의는 버려! (10)

토종 한국인으로 30년을 살다가 생판 다른 나라에 와 그 나라의 문화에 적응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외국 생활을 전혀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잠시 거쳐가는 외국인이였던 시절과는 달리 앞으로 쭉 눌러 살고자 스스로 정체성을 설정하려다보니 이쪽 문화에 대한 적응이 절실합니다.

작게는 가족관계와 업무관계에서부터 크게는 국가관까지... 주로 한국인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갑니다만, 이미 그분들도 미국화 된 부분이 적지 않아 심적 괴리감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동방예의지국에서 건너온 예의바른 청년아저씨로서, 호칭에 대한 문제만큼은 정말 정말 곤란하리만큼 적응이 안됩니다.

가끔 미국인 친구(?)들과 어울릴때는, 불행히도 제가 나이가 제일 많은 편이여서 최대 10살까지도 어린 녀석들에게 반말을 들어가면서 살아갑니다. 어차피 영어에 존대말은 없으니 그러려니 하더라도... 5살 이상 어린 녀석들이 다짜고짜 이름을 부르며 친하게 지내자고 하면 뒷골이 땡깁니다.

미국녀석들과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얘들은 나이와 관계 없이 서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일단 이 녀석들과의 호칭 문제는 거의 포기했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주 생활권인 한인 사회에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직장인들과 어울렸기 때문에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김과장님, 이대리님, 한부장님...

이곳에서는, 물론 저도 직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Mr.Yu로 불립니다. 유(柳)씨니까요. 비슷한 연배만 되도 편하게 부를 수 있는 호칭입니다만, 저와 비슷한 연배를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호칭을 물으면 "Mr.김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하는데, "아, Mr.김이시군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Mr.김"이라며 쉽게 다가가기에는... 10살 이상의 나이차가 큰 부담입니다=_=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는 하지만 어째 영 맞지 않은 옷을 입고 패션쇼하는 기분처럼 얼굴 근육이 굳어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가까스로 궁리한 끝에 나온 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입니다. 이제 어색함이 좀 가셨다 싶으니 이게 왠걸, 듣는 분들이 어색해하시고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참 쉽지 않습니다.

여성분들에 대한 호칭은 더 어렵습니다. 아줌마...라고 부를수도 없고, 그냥 뭉뚱그려 "미즈"라고 부르긴하지만 이 역시 모래 섞인 밥을 씹는 기분입니다... (그리고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아줌마...를 부르는 호칭이 썩 많지는 않군요.)

어디 부르기 좋고, 듣기도 좋은... 입에 딱 달라붙는 '호칭'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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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Jae
어설픈 완벽주의와 죄책감이 영어공부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회화에 있어서 한국에서 공부한 기성세대들은 문법이나 정확한 발음, 억양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고 걱정하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문법 때문에 대화 하기 힘들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간단한 예문을 들어보면,
A : Excuse me~ Do you know Bell Blvd? (Bell Blvd는 도로이름)
B : Next next way.
C : Thank you very much

현지에 조금만 살아본다면 사소하게 넘어갈 수 있는 대화지만 한국에서는 온통 딴지 투성이가 될만한 문장들이다. (마지막 문장 Thank you very much외에는 제대로 된 문장이 없다^^;)

중고딩때 시험에 자주 나오던 문구라 잊혀지지도 않는다. 길 물어볼때는 Show me the way to...??라는 공식. 질문도 엉터리고 대답도 엉터리. (sure, go straight and left turn on next corner~ 이 정답이다.) 엉터리 질문과 엉터리 대답이지만 그녀는 제대로 알아듣고 Thank very much를 외치며 기쁜 얼굴로 떠나갔다. 표현에 정답은 없다. 의사가 전달되면 그게 정답니다. 너무 문법에 쫓기지 말라.

두번째는 발음문제.

가끔 영어학원에 같이 다니면서 공부한 주변 사람들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보며 왜 영어로 대화를 하지 않느냐고 하면, 발음이 시원치 않아서..라고 한다. 열이면 열, 학원을 중간에 그만둔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벌어진다.

미국은 이민사회다. 게다가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어서 연설을 하면 뭔소리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의 텍사스식 발음을 비꼬는 기사들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 조차도 발음이 좋지 않았다.

발음 걱정? 할 필요 없다. r을 아~르르르라고 굴리지 않아도 걔들은 다 알아 듣는다. 한국말할때 눈이 아프다. 하늘에서 누~운이 내린다...를 굳이 구별하지 않아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전자의 눈이 眼을 뜻하고 후자의 눈의 雪을 뜻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

세번째. 착한사람 컴플랙스

처음에 미국에 와서 영어로 문답을 할 때 낯선 땅에 온 이방인인데 최대한 정중해야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에서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교과서에 나온대로... 어휘력이 딸리니 미안한 마음에 정중한 표현이라도 써야하지 않나싶었던게 본심이였다.

뭘 물어볼때도 항상 Can you....?(또는 Will you)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극진히 정중한 표현인 Could you...?(또는 Would you...?)라는 표현을 쓰려고 노력했다.

어느 순간 맥도날드에 가서도 셋트메뉴 No.1 plz... (맥도널드 No.1메뉴는 빅맥이다.)하면 될껄 Could I have ...??라고 점원에게 극진히 묻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그런 정중한 표현 써가면서 물건 사는 사람이 있냐는 말이다.(실례지만 저, 빅맥 세트 하나 주시겠어요?라는 식의...)결국 주변 사람들의 대화를 귀담이 듣게 시작했고 그런 어휘에 전혀 게의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No.1 plz를 하건, 손가락으로 하나 들고 까딱거리건, May I have...를 하건 빅맥세트 하나 사먹는데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평소에 그러지 않으면서 외국에 나와서 영어를 쓸 때는 정중한 말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송두리채 무너졌고 어차피 내가 외국인인거 뻔히 알기 때문에 표현이 다소 서투르다해서 그런 나를 책잡을 일은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F***식의 욕만 아니라면 어설픈 표현에서 화를 낼 이유가 없다.)

같이 지내는 목사님 내외가 있는데, 남편이 미국인이고 아내가 한국인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미국에서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가족 언어로 정해놓고 의사소통을 하는데, 미국인 목사님의 한국어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급하게 말이 튀어 나올 때는 내게 '야, 하지마!' '이상한 짓' 등의 표현을 하곤 한다. (아이들에게 하는 표현) 서른 살도 넘은 한 가장이 들을 말이 전혀 아니기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는 한국어도 완전하지 않는 미국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모든게 용서되기 나름이다.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에 정중한 표현을 써야한다는 것은 쓸데없이 발동된 죄책감이요, 교과서대로 해야한다는 어설픈 완벽주의일 뿐이다. 다만 격식있고 정중한 표현은 사용해야하는 장소와 상황이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정중함을 가장한 긴 문장을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아쉽게도 나와 동일한 정서를 가진 한국인이 많아 영어공부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영어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본다.

Just say it 그저 말하고, Try Try Again 말하고 또 말하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발음과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의사를 전달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Posted by Su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