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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교'에 해당되는 글 2

  1. 2009.09.21 아빠 영어 발음이 이상해 (5)
  2. 2008.11.23 우리 애는 학교에서 도어맨(Door man)을 합니다 (8)

아이들의 영어 배우는 속도가 빠르긴 빠른가봅니다. 대성이가 1년 미국물을 먹더니 아빠, 엄마의 영어 발음을 지적하고 나섰네요.

영어 단어가 포함된 대화를 하다보면 어김없이,"아빠 it's B sound, listen, 'battle' repeat~"라면서 코리언스타일의 영어 발음을 교정해줍니다. 아마도 학교에서 듣는 ESL수업 방식이 그런 모양이지요.

이날은 레고 배틀십(Battle Ship)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배틀 발음을 지적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덕분에 발음이 원어민 수준으로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주변의 칭찬을 받기는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집안에서의 공용어는 당연히 한국어입니다만, 하루 대부분을 영어로 생활하는 대성이는 가끔 영어 단어로 설명을 해야 알아듣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그럴때마나 당하는 굴욕에 저와 제 아내는 '성질이 버럭!'나면서도 대성이의 천진난만한 눈빛을 보고는 슬며시 미소짓고 말지요.

얼마전부터 자기 고집이 생겨서 숙제시간마다 엄마와 실갱이를 하기 일쑤입니다. 흔히 Personality라고 하는데 슬슬 엄마 말에 일단은 NO!를 외치고 보는거지요. 하지만, 영어를 못하는 엄마와 '영어숙제'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애한테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오죽하면 아빠한테 전화를 해서 단어뜻을 물어봅니다. 엄마를 믿을 수 없다는거지요=_=; (아내 성격, 참 좋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매일같이 윽박질러가면서 숙제를 하는 건, 미국까지 와서 공부하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평화로운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No homework, No nintendo DS"라던지 쓸데없는 말싸움을 피하기 위해 제한시간을 정해놓고 그 안에 공부를 끝내면 PC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 준다던지 가급적이면 짧은 시간에 집중력있게 공부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방식이 효과가 있었는지 저희의 영어 발음을 교정해줄 정도로 실력이 늘었고, 스트레스의 대상이었던 '영어'에 재미를 붙이게 된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엄마의 도움 없이 혼자 해 간 숙제가 선생님께 칭찬을 받아서 대성이가 더 열심히 숙제를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대성이가 아닌 저희 부부가 영어에 스트레스를 받게 생겼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이상 아이에게 영어로 인해 굴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오늘부터 당장 멀리했던 영어책을 다시 집어야 할 판입니다. 과연, 평화를 '영어'를 통해 지키게 될지, 가장의 권위(?)로 지키게 될지는 조금만 더 지내보면 알겠지요. 가급적이면 전자의 방법으로 지켜나가고 싶은 바램입니다.
Posted by SuJae

미국 명문대학 입학 가이드를 보면 '봉사정신'이 뛰어난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미국의 수능이라 불리는 'SAT'점수와 내신이라 할 수 있는 학교 성적과는 별도로 과외활동이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한국에서도 인성교육이라고해서 봉사활동을 장려하고 있지만 사실상 '점수따기'에 급급해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한달에 한,두번 뻔한 봉사 한번하고 도장 받아가기 바쁘다는 뉴스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갖 아이를 데려오신 대성이 친구 어머니가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화장실 도우미를 한다고 속상해하며 하소연을 합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휴식시간 외에 아이가 화장실 가기를 요청하면 반드시 다른 아이와 함께 보내는 룰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짜리가 생리현상을 쉬는 시간에만 풀수는 없는 법, 하루에 한두번은 공부시간에 화장실 가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있죠. 그럴때 항상 그 일을 수행하는 전담학생이 있는데, 바로 그 일을 하는 아이 어머니셨던 겁니다.

아이 엄마 입장에서 애가 화장실 도우미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애가 한국에서 온지 얼마되지 않아 영어가 다소 미숙한데 왜 그런 일을 시키는지 모르겠다며 말이죠. 더군다나 수업 흐름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학습에도 도움은 커녕 방해만 되는 일이니까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슴아픈 일이죠. 하필 화장실 도우미라니^^;;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아이의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당신 아이는 학교 교실문을 열어주는 일을 맡았는데 아이는 그 일을 맡은 것에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이것이 성적에 반영이 되든 되지 않던간에, 그래봐야 초등학교 1학년인데, 아이가 프라이드를 가지고 학급에 봉사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릴 때부터 '봉사'를 자랑스러운 일로 가르치는 미국의 초등교육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아이 스스로 '봉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많은 아이들 중에 자신이 선택돼서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함으로서 '프라이드'와 주변의 관심, 부러움의 대상이 되게 한다는 것. 학교와 생활 속에서 어릴때부터 그렇게 배우는 겁니다. 이런 생각이 자라서 사회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여담입니다만, 대성이는 여전히 학교 생활에 적응조차 하지 못하는 관계로 '민폐'만 끼치는 존재입니다. 선생님은 같은 테이블에 '한국말'과 '영어'를 할 수 있는 친구를 여럿 배치해 대성이 학습을 돕게 해줍니다. 주변 아이들 입장에서 무척이나 골치아픈 일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구는 친구와 한 테이블에서 수업에 집중도 못하고 뒤치닥거리를 해야하니까요. 그럼에도 이런 '프라이드에 찬 봉사정신'을 배우는 학생들 덕에 대성이가 훨씬 수월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Posted by Su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