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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공립학교'에 해당되는 글 2

  1. 2012.02.17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미국 공립학교 체험기 (6)
  2. 2009.03.04 미국판 가짜 맹모삼천지교의 결말 (6)
뉴욕에서 공립 초등학교를 다니는 큰 아이가 학교에서 Lion Heart Citizen으로 선정됐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올해의 OO상'인데, 학교 이름이 '라이언 하트'인지라 1년에 한번 학년 중 1명의 학생에게는 'Lion Heart', 한급당 1명에게는 'Lion Heart Citizen'으로 선정 한다고 합니다.(일단 축하부터 좀 받겠습니다^^)

 오랫만에 이렇게 포스팅하는 건 상 받은 아이 자랑질 때문만은 아닙니다.(자랑도 쪼끔....) 제가 실감하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 문화의 차이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의무감이 아닌 진심으로 포스팅하는 것 같네요^^;;

아이가 입학해서 지금, 4학년까지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옆에서 지켜 본 결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맘에 드는 것 중에 하나는 학교 생활이 '공부'에만 촛점에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온라인으로는 처음으로 고백하는 것 같습니다만, 큰 아이는 학습 장애(Learning Disability)가 있습니다.  3학년(만 8살) 당시, 언어 수준이 4.5세라는 진단을 받고 전문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덩치는 산만한 초등학생이 4세 아이 수준의 언어로 듣고, 이해하고, 말을 하는 수준이였다는 겁니다. 단순히 이중언어 혼란(Multi-language confusion)이 아닌, 언어 능력에 대한 장애를 뜻합니다. 사실 당시 한국말도 거의 못했으니까요. 지능(IQ)나 심리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언어장애라는 것에 대해 더 포스팅 하도록하죠.

다행히 학교에서 3학년부터 가장 높은 수준의 특별 수업과 전문가를 제공해줘서(전액 무료) 학교 생활은 이어갈 수 있었으나, 공부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더군다나 뉴욕은 3학년 때부터 낙제가 있습니다. 왠만하면 다 통과하는데, 정말... 최악의 경우 낙제까지도 감수해야 할 그런 상황이였습니다. 이곳에서는 과목당 세부 항목을 나눠 각각 1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부여합니다. 3점의 보통, 4점이 우수입니다. 1학년 때부터 지난 학기까지 성적표는 대부분의 과목이 1점, 잘 나오면 2점 수준이였습니다.

모든 학습이 '언어' 능력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들어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언어 능력이 부족했던 큰 아이는 읽고 쓰기, 과학은 몽땅 과락입니다. 그나마 산수는 점수가 좀 나오는 편이였습니다만 단순 산술 계산만 가능했고, 설명문과 함께 나오는 문제는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숫자를 적곤했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간단하게 결론을 내보면 큰 아이의 공부는 완전 '꽝'인 겁니다. 아이의 '특별함'을 아는 저희 부부는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닥달하기 보다는, 마음 편하게 학교 생활이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노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아이가 1년에 학급당 1명에게만 주는 영애로운 상을 받았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말을 빌자면, 이 상은 상급학교로 진학을 할 때도 아이의 캐리어로 남는 아주 영애로운 상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 온 평가는, 'He has a Sweet Heart(다정다감하다)', '감사함을 아는 아이', 'so Kind(매우 친절하다)', '원만한 교우관계', '노력하는 아이' 등입니다. 문제점이 없지는 않지만, '사회성'이 좋다는 평가를 주로 받은 셈입니다.

2012년 1월 눈오는 어느날 Timothy와 함께 @ 뉴욕

그런데, 평생 아이에게 캐리어가 되는 영향력 있는 상(미국에서는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을 성적과 관계 없이 그저 '사회성'이 좋은 아이에게 준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였습니다. 그저 한달 전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편지만으로도 만족했습니다. 그때는 "아, 우리 애한테 용기를 주려고 후보에라도 올려줬나보구나... 담임을 참 잘 만났구나..", 아내와 이렇게 대화했습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아이의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저희 부부는 사실 굉장히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부를 잘하고 명문학교를 가는 것이 성공가도의 정도(正道)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를 모두 마치고 사회에 나오면, 공부 할 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하게 됩니다. 이 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만사가 OK였던 학생공부도 하지만 학교에서 사람 사는 법, 즉 사회성을 길렀던 학생이 느끼는 바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아이를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야 최고의 길을 가게 해주고 싶겠지만, 최고의 길, 소위 말하는 상류사회로의 진입이 '행복'을 뜻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화합하고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삶, 그런게 비록 작지만 행복한 삶이 될수있지 않을까요?

제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의 지인들은 아이가 미국간지 5년이니 영어를 정말 잘하겠다고, 부럽다고들 말합니다. 사실, 아이의 '특별함'을 모르는 사람들이라서 저희는 그냥 어물쩡 넘어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부부는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절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수년간의 가슴깊이 숨겨놓았던 한(恨)이 봄날 눈 녹듯 사그라지는 기분입니다.

아들, 정말 장하다. 고생했다. 그리고 고맙다.

2012년 1월 막내동생 Titus와 함께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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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Jae

뉴욕주에서 과도한 자녀교육의 열성으로 아이는 학교에서 쫓겨나고 부모는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미국의 공립교육은 거주지 주소에 따라 해당 학군으로 배정되는데 상대적으로 좋은 학군의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허위 주소를 기재했던게 문제였던 겁니다.

아이 교육 때문에 졸지에 죄인이 된 부모는 이달 내에 재판을 받게 되는데 중범죄에 해당하는 3급 중절도죄와 1급 문서 위조죄를 적용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뉴욕주 옆에 있는 커네티컷에서는 1자녀당 1만 달러 벌금형을 받은 부모도 있습니다.

아이교육때문에 그런건데 머에 그리 민감하게 대처하느냐고 당국을 탓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당국에서는 그리 쉽게 지나갈 문제는 아닙니다.

학군의 질은 해당 지역의 교육세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아무래도 부유하면서도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진 지역이 교육세 배정이 좋은 관계로 일명 '좋은 학군'으로 불리게 되는 겁니다. 아무래도 좋은 학군의 학교는 교육 환경은 물론 교육의 질이 좋기 때문에 간단한 주소지 변경으로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어차피 공립교육인데 뭐가 그리 다르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학교재정을 보면 배정된 예산을 '학생 한명당 얼마'라는 식으로 산출하는데 거둬지는 교육세에 비해 위장전입으로 인해 학생수가 많아 실제 세금을 내는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게 됩니다. (본인 자녀의 교육 환경이 나빠지는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지역사회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국에서 자기 동내의 교육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지역사회가 낙후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피해를 입습니다.)

이를테면, 저는 이 지역에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립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 지역에 저같은 사람이 수두룩하게 많다는게 문제입니다^^; 이를테면 아이 교육을 위해 유학생으로 비자를 받아서 들어온 가족이나 아이만 보내놓고 가디언 아래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 등 실제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세금 혜택을 받는 학생이 늘어 당국에서 대대적으로 단속을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재정이 부족해 선생님도 줄이고, 그 때문에 한반에 20명이 넘는 학생이 배치되기도 합니다. 재정난으로 ESL선생님도 세명에서 한명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비영어권 학생들이 고생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재정이 부족하니 기금마련을 위한 행사들을 자주하게 되고 부모들이 귀찮은 일을 떠맡게되는 일도 생깁니다. 사실, 기금마련이나 학교행사 참여라도 잘하면 좋은데 그나마도 현지주민들이 대부분 맡아서하는지라... 저희같은 사람들은 그런 단속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신세이지요.

이런 일들 덕분에 제가 사는 옆동네, 롱아일랜드의 한 학군에서는 분명 지역상으로 해당 학군인데 학부모들(PTA)의 반대로 한 아파트 단지만 해당 학군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지역은 모두가 주택을 소유한 중산층 이상의 세대인데 아파트 단지에는 '세금'을 덜 내는 이민자 중심의 거주자들이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뉴욕 옆동내 뉴저지에서는 밤에 예고없이 학생집을 방문해서 실제로 살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캘리포티아에서는 불신검문(?)은 물론이고 사설탐정까지 고용을 한다고 하는군요. 특별히 핫라인까지 개설해서 위장전입자 신고를 받는다고 하니 요즘 재정난이 얼마니 심한지 눈에 선히 보입니다. 사실 돈 문제만 아니면 그렇게 까지 '빡'쎄게 단속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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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J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