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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소소한일상

노인을 위한 컴퓨터 강의 자원봉사

뉴욕 플러싱(Flushing)에 위치한 종합병원 컴퓨터실에서 노인분들께 컴퓨터 강의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 병원은 본래 영업상으로 알던 곳인데 어줍잖은 컴퓨터 실력이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는지 덜컥 컴퓨터 강좌를 맡아달라는 부탁들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먹고 살기도 바쁜데... 싶었지만 한두번 해보니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하시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을 보니 어느덧 제 생활의 활력이 되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제법 시간이 지난지라 일흔이 넘으신 어르신들이 선생님, 선생님하면서 부르시는 호칭이 그닥 생소하지만은 않습니다.

거창한 것들을 가르치지는 못합니다. 그저 인터넷으로 이메일 보내고, 신문 좀 보시다가 TV 시청하시고, 손자손녀들과 메신저 및 화상통화를 좀 하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을 목표로 진도를 나가고 있습니다.

동내가 좁은 바닥이라 벌써 소문이 났는지 여기저기 비영리 단체에서 강사초빙(?) 제의가 들어옵니다. 어떤 분들은 쌈지돈을 쥐어주시면서 개인 교습을 부탁하기도 하구요. 컴퓨터 지식에 목말라하는 분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반증이겠지요.

제가 하고자하는 일(돈$_$!!!)과는 매우 방향이 어긋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쉽게 뿌리치지 못할 일입니다. 연세가 많아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마우스 클릭을 하시는 분들인데 결코 가깝지 않은 길을 찾아와 배우시는 모습을 보면 제 밥벌이에만 신경쓸 수 없는 애절함에 쉽게 뿌리치지 못합니다.

요즘은 제가 다쳤다고 하니 오랜 경험을 살린 각종 처방의 산지혜를 들고들 오십니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몸이 낫는 기분입니다.

지역사회에 젊은이들이 워낙 부족한데다 전문인력은 더더욱 없습니다. 더구나 이런 돈 안되는 일에 신경을 쓰는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지역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존경심이 들 정도입니다. 저도 한손 거들고는 있지만 '전업'과는 달리 책임감도 부족하고... 큰 부담없이 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조금더 여유가 생긴다면 뭔가 더 도울일이 없는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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